◆ K방산 손잡나 ◆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K방산'의 주요 수출 분야인 대공방어미사일과 특수선(군함)에서 기존 방산업체를 상대로 소송까지 불사하면서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우선 LIG넥스원과 분쟁 중이다.

정밀유도무기 전문업체인 LIG넥스원이 지난해 이라크와 '천궁Ⅱ' 수출계약을 체결했는데,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과 납품계약을 놓고 국내에서 충돌했다.

LIG넥스원이 방공망 포대를 통합해 운영하는 체계종합을 맡아 교전통제소를 제작하고, 한화 측은 미사일 포대용 발사대·미사일·다기능레이더를 맡고 있다.

이 때문에 28억달러(약 4조원)에 달하는 이라크 수출계약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우려된다.


방위산업계 관계자는 "수개월째 협의가 공전되고 있다"며 "이라크가 한국의 방공미사일을 원하는 가장 큰 이유가 신속한 인도 때문인데 양사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 한화 측은 "이라크와의 수출계약 세부 내용은 우리도 모르는 상태"라며 "국가적 차원의 수출사업에 협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HD현대중공업과도 신경전이 치열하다.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은 '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에서 지난해까지 벌여왔던 소송전을 연말에 취하하고 현재 수주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경쟁 과정에서 상대 업체 결점을 부각하는 '네거티브 전술'에 몰두하고 있다.

기술력과 건조 능력을 내세우기보다 양사 모두 걸려 있는 보안 사고를 거론하는 것이다.

군의 무기 도입 사업에선 업체가 결격사유나 감점이 있으면 수주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경쟁사를 깎아내리는 사례가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화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기존의 업계 지형을 타파하려는 움직임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생산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정부와 업계 모두 노력하고 고심해야 K방산의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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