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뉴욕 유엔총회 역사적 충격
러 우크라 ‘침공’ 표현 거부한 美
北 등 비민주국가처럼 ‘반대표’
중국조차 반대표 아닌 기권 행사

지도에 표시된 색깔은 몇 줄의 문장을 압도하는 이해력을 던진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3년을 맞아 러시아를 규탄하는 내용을 담은 유럽의 초안이 유엔 총회에서 결의안으로 채택했다.


그런데 러시아의 ‘침공’이라는 표현에 거부감을 표출해온 미국이 염려했던 대로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지며 러시아와 한배를 탔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미국이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최초의 사례로, 트럼프 2기에서 급변하는 지정학 질서의 충격을 목도하는 현장이었다.


심지어 지난해 러시아와 전면·전략적 협조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중국조차 반대표가 아닌 ‘기권’을 결정한 상황이었다.


미국은 유럽 초안과 달리 침공이라는 표현을 분쟁(conflict)으로 바꿔 러시아의 전쟁 책임을 중화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서 러시아와 밀착해 종전이라는 목표는 물론 그간 경색됐던 미러 관계를 정상화하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대서양 일대 유럽과 태평양 권역의 한국, 일본, 호주, 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이 푸른색으로 채워진 반면, 아메리카 대륙에서 주황색으로 돌출된 미국과 러시아, 아프리카 대륙의 일부 국가들이 반대 연합을 형성하고 있는 점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미국은 월요일 유엔 결의안에서 반대표를 던지며 모스크바와 북한, 벨라루스, 수단 등 비민주 국가들의 편(side with)에 섰다”고 전했다.


분쟁 전문 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의 리처드 고완은 워싱턴포스트(WP)에 미국과 유럽의 분열이 “이라크 전쟁 이후 유엔에서 일어난 서구 열강의 가장 큰 분열”이라며 “어쩌면 훨씬 더 근본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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