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AI 인재 굴기 ◆
"서서 들어도 좋아" 자리 부족한 칭화대 AI 강의실 지난 21일 중국 칭화대 대학원에서 새 학기 첫 'AI 대모형' 강의가 열렸다.

딥시크발 'AI 열풍'에 수업을 들으려는 학생들로 강의실 안이 붐비고 있다.

상요신문


지난 21일 중국 칭화대의 한 강의실에서 진풍경이 펼쳐졌다.

새 학기 대학원 과정의 첫 '인공지능(AI) 대모형' 수업에 학생이 대거 몰려든 것이다.

약 300석 규모의 좌석은 꽉 찼고 자리를 잡지 못한 학생들은 복도와 계단에 서서 수업을 들었다.

AI 대모형은 방대한 양의 언어 데이터를 학습하는 대형언어모델(LLM)과 유사한 개념으로 언어뿐 아니라 이미지·음성 등 보다 광범위한 영역에 활용된다는 점에서 LLM과 차이가 있다.

AI 대모형의 기초 방법론을 다루는 수업에 칭화대 학생들이 줄을 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해당 강의를 온라인 공개 수업으로 전환해달라"는 요청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세계를 강타한 딥시크 혁신이 중국 이공계 학생들에게 'AI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선전대는 이번주부터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업체인 텐센트와 제휴를 맺고 딥시크 기반의 AI 강의를 개설했다.

딥시크 창업자인 량원펑 회장의 모교 저장대도 이달 딥시크를 기반으로 한 AI 강의를 시작했다.

상하이자오퉁대는 지난주 SNS 계정을 통해 "딥시크 고급 강좌용 AI 학습 도구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첨단 기술 분야 전문가로 알려진 쉬후이 독일 예나대 연구원은 "중국 대학에 딥시크 관련 강의가 빠르게 신설되는 현상은 시장과 대중의 강력한 AI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며 딥시크가 바꾼 중국 대학가 풍경을 전했다.


또 중국 대학에서는 AI 저변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중국은 AI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단기 AI 학위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며 "자연과학·인문학 등 AI를 본전공으로 하지 않는 이들도 AI 관련 지식과 소양을 갖추도록 해 인재 풀을 넓히려는 취지"라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은 이러한 단기 AI 학위 과정을 연내 100개 대학으로 늘릴 방침이다.


특히 올해 초 딥시크의 등장은 중국 청년들에게 자부심을 불어넣고 있다.

미국의 제재가 역설적으로 중국의 기술 발전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중국 통신업계 관측통 마지화의 발언을 인용해 "지난 4년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중 제재는 실패했으며 중국이 AI 발전의 독자적 경로를 개척하도록 자극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중국 교육부는 2018년 4월 '대학 AI 혁신 행동계획'을 발표하고 대학에 AI 관련 학과를 신설하도록 했다.

같은 해 중국 과학기술부는 AI 연구센터를 확대하는 취지의 정책을 내놨고, 2020년에는 'AI 분야 대학원생 육성 촉진에 관한 의견'을 발표한 뒤 AI 인재 양성을 위한 재정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후 현재까지 AI 관련 학과가 2300개 이상 신설됐다.


정부 주도의 AI 산업 육성은 점차 결실을 보이고 있다.

미국 시카고대 폴슨연구소 산하 싱크탱크인 매크로폴로가 선정한 상위 25개 AI 연구기관을 보면 2019년에는 중국이 칭화대(9위), 베이징대(18위) 2곳밖에 없었다.

하지만 2022년에는 칭화대(3위), 베이징대(6위), 중국과학원(14위), 상하이자오퉁대(17위), 저장대(23위), 화웨이(25위) 등 6곳으로 늘었고 순위도 상향됐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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