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으로 겪은 차별 고백 했다고 경질?…트럼프 합참의장 교체 이유 논란

찰스 브라운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찰스 브라운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전격 경질한 배경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브라운이 5년전 공개한 ‘흑인으로서의 인종차별 경험’ 동영상이 주된 이유가 됐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운 합참의장 해임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측근들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브라운 장군이 공개한 동영상을 해임 이유로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흑인 남성인 플로이드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20년 5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질식사했다.

이후 미 전역에서 ‘흑인 목숨은 중요하다’(BLM) 시위가 거세게 확산되며 대중의 분노가 높아지기도 했다.

당시 태평양 공군 사령관이었던 브라운은 6월께 ‘내가 생각하는 것’이라는 4분 30초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군복을 입고 카메라를 응시하며 흑인 군인으로서 겪은 차별적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비행대에서 유일한 흑인이었던 적이 많았다고 설명한 뒤 “동료와 같은 비행복을 입고 가슴에 같은 날개를 달고 있었는데 ‘당신이 조종사냐’라는 질문을 받았던 상황이 생각난다”고 회상했다.

이 영상은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불러왔는데, 트럼프의 한 측근은 브라운이 그 영상을 올린 후에 트럼프의 눈 밖에 나버렸다고 전했다.

NYT는 당시 미국 현역 군인 130만명 중 43%가 유색인종이었으나, 최고위층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군인은 거의 모두가 백인 남성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미국 역사에서 차별받고 소외된 인종, 성(性), 계층을 배려하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비난했고, 취임 직후 DEI 적용을 금지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국방장관에 임명된 피트 헤그세스도 앞서 자신의 저서에서 브라운이 흑인이기 때문에 바이든 정부에서 합참의장이 된 것 아니냐는 주장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