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섬의 자체 편집숍 'EQL'은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젠지(Gen Z·1997~2010년생)' 취향을 겨냥한 운영 전략이 빛을 발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23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패션전문기업 한섬의 EQL 거래액이 론칭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거래액은 792억원이며 올해는 1000억원 돌파를 기대 중이다.

회원 수도 지난해 100만명을 넘어 현재 110만명에 이른다.


EQL은 한섬이 2020년 2030 영고객을 타깃으로 론칭한 온라인 전용 편집숍 브랜드다.

2022년 더현대 서울, 2023년 성수동에 각각 오프라인 매장을 내고 고객 접점을 확대했다.

자체 브랜드(PB) '에센셜바이이큐엘(ESSENTIAL by EQL)'을 비롯해 총 3000여 개에 달하는 의류·잡화·뷰티·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브랜드 편집숍임에도 EQL이 빠른 성장세를 보인 배경에는 철저한 '젠지 특화 전략'이 자리하고 있었다.

상품 큐레이션부터 콘텐츠 기획, 공간 구성과 운영 등 모든 부분에서 젠지 패셔니스타를 겨냥한 것이 주효했다.


실제로 EQL은 전체 구매 고객의 80%가량이 30대 이하로, 평균 연령은 32세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은 20대 고객이 40%, 30대가 50% 수준으로 전체의 약 90%가 2030 소비자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브랜드·상품 큐레이션이다.

젠지는 알고리즘에 기반한 짧은 영상과 다양한 정보에 익숙하며 원하는 정보를 직접 검색하기보다 전문가가 선별·제안해주는 것을 선호한다.

이 같은 성향을 반영해 EQL은 브랜드 입점 시 자체 기준을 두고 타깃 브랜드만 선별해 들어오도록 하고 있다.


한섬 관계자는 "이 같은 운영 정책으로 젠지 소비자에게서 선택 스트레스가 적고, 쉽게 최신 패션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호평을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EQL은 트렌드에 민감하지만 차별화되는 것을 찾는 젠지 성향을 반영해 매달 10~20개 브랜드를 기존과 다른 시각으로 재해석한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젠지 트렌드를 반영한 PB 에센셜바이이큐엘 제품도 대폭 확대한다.

이와 더불어 연내 에센셜바이이큐엘의 첫 오프라인 매장 오픈도 검토하고 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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