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열린 2차전서 2-0으로 판정승
KO율 100% 베테르비예프에 첫 패배 안겨
비볼 “컨디션 좋았다.
..집중력 유지해 승리”
베테르비예프 “비볼에 축하, 3차 대결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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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현지시간)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개체량 행사에서 페이스 오프 중인 드미트리 비볼(오른쪽)와 아투르 베테르비예프. [타스 연합뉴스] |
22일(현지시간)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프로복싱 라이트 헤비급 4대 단체 통합 타이틀전에서 도전자 드미트리 비볼(34·러시아)이 챔피언 아르투르 베테르비예프(40·캐나다)를 격파하며 새 챔피언에 등극했다.
지난해 10월 1차 대결에서 비볼은 베테르비예프에게 0-2 판정패 당하며 프로 무대 첫 패배와 함께 WBA 타이틀을 잃었다.
그러나 2차 전에서는 비볼이 2-0으로 판정승 하며 베테르비예프에게 프로 무대 첫 패배를 안겼다.
이로써 비볼은 통산 전적 24승(12KO) 1패를, 베테르비예프는 21승(20KO)1패를 기록하게 됐다.
첫대결 패배를 교훈으로 재대결에서 보다 공격적으로 나서겠다고 공언했던 비볼은 초반부터 강한 잽과 양손 콤비네이션을 활용해 경기 흐름을 장악했다.
베테르비예프가 4라운드부터 반격에 나섰지만, 비볼이 7라운드 이후 베테르비예프의 페이스가 떨어진 틈을 타 라이트 연타를 적중시키며 주도권을 다시 가져왔다.
마지막 12라운드에 베테르비예프가 필사적으로 압박했지만 경기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판정 결과 동점(114-114)을 준 한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두명의 심판이 116-112, 115-113로 비볼의 손을 들어줬다.
KO율 100%를 자랑하던 극강의 하드펀처 베테르비예프를 꺾은 비볼은 이번 승리로 라이트헤비급에서 명실상부 최고의 테크니션임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경기 후 비볼은 “1차전 때보다 상대 압박이 덜 느껴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오늘 컨디션이 좋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베테르비예프와의 3차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금 쉬고 싶다”며 즉답을 피했다.
베테르비예프는 “사실 재대결을 별로 원하지 않았으나 3차전은 할 생각”이라며 타이틀을 다시 찾아오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지난 경기보다 나았다고 생각하지만, 판정에 대해서는 논하고 싶지 않다” 며 “비볼과 그의 팀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증조할아버지와 모친이 고려인...“국수 좋아해” 한국에 대한 애정 자주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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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볼의 가족 사진. 한국계 어머니(오른쪽)와 비볼(가운데 위). [연합뉴스] |
비볼은 몰도바인 아버지와 고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러시아인 이다.
비볼의 증조할아버지는 1930년대 후반 가족들과 함께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으로 이주 정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련 스탈린 정권은 당시 연해주에 거주하던 약 17만 명의 고려인들을 중앙아시아(현재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로 강제 이주시켰다.
어머니가 한국계인 만큼 비볼은 어머니의 나라에 대한 애정을 여러차례 표현한 바 있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한국 문화를 접하며 자랐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 그는 지난 2019년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해주시는 한국 음식 중에서 국수가 제일 맛있다.
국수라고도 하고 국시라고도 하더라. 떡국도 참 맛있다”며 “외할머니도 한국 음식을 가끔 해주신다”고 소개했다.
러시아에서도 자신처럼 한국의 뿌리를 가진 친구들과 친하다며 한국 팬들에게 한국어로 인사말을 전하면서 “한국에서 경기를 치르고 싶다” 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비볼은 2022년 5월 당시 4대 단체 통합 슈퍼미들급 챔피언인 멕시코의 카넬로 알바레스를 모두의 예상을 깨고 3-0 으로 완벽하게 제압해 타이틀을 지키면서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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