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도 중국에 빼앗기나”...세계 TV 출하량, 중국이 한국 첫 추월

TCL·하이센스, 글로벌 점유율 31.3% 기록
삼성·LG, 매출 1위 유지했지만 점유율 하락
초대형 TV 시장서 중국 기업 약진

세계최대 가전쇼 CES에 참가한 중국 TCL. 연합뉴스
중국 TV 브랜드가 출하량 기준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으로 한국을 앞질렀다.

또 매출 격차도 빠르게 좁혀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 브랜드인 TCL, 하이센스, 샤오미의 TV 출하량 글로벌 점유율은 31.3%로 집계됐다.

이는 삼성전자LG전자를 합산한 28.4%를 넘어선 것이다.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2020년 24.4%에서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처음 30%를 돌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 기업의 점유율은 2020년 33.4%에서 지난해 28.4%로 하락했다.


중국의 물량 공세에 따라 매출 점유율도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9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매출 1위를, LG전자는 OLED TV 시장 매출 1위를 기록했지만, 중국 기업과의 격차는 축소됐다.

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31.9%에서 올해 28.3%로 하락했고, LG전자는 같은 기간 16.5%에서 16.1%로 소폭 감소했다.

반면 TCL은 7.4%에서 12.4%로, 하이센스는 지난해 10.5%를 기록하며 10%대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한국(삼성·LG)과 중국(TCL·하이센스)의 매출 점유율 격차는 2020년 48.4% 대 13.5%에서 지난해 44.4% 대 22.9%로 좁혀졌다.


중국은 특히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28.7%, LG전자가 15.1%로 여전히 시장 1, 2위를 차지했지만, 최근 5년간 점유율이 하락했다.

반면 TCL과 하이센스는 2020년 각각 5.1%, 4.2%였던 점유율을 지난해 15.0%, 14.6%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2500달러 이상의 고가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가 여전히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해당 시장에서 49.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고, LG전자도 30.2%로 뒤를 이었다.

반면 TCL과 하이센스의 점유율은 각각 1.6%, 0.9%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저가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전자LG전자가 인공지능(AI) 기술과 콘텐츠를 활용한 초격차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의 기술력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앞으로 중국과의 가격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국가 차원의 보조금 지급, 대중 관세 부과 등 시장을 지킬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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