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의 최장수 원내대표이자 공화당의 '정통 보수'를 대변하는 미치 매코널 연방 상원의원이 정계 은퇴 계획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매코널 의원은 20일(현지시간) 상원 본회의에서 "지금의 상원 임기가 내 마지막일 것"이라며 2027년 1월에 끝나는 임기를 마치면 8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매코널 의원은 1985년 상원에 처음 입성한 7선 의원으로 2006년부터 9번 연속 공화당 원내대표에 선출되면서 상원 역사상 최장수 원내대표 기록(18년)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원내대표직을 사임했고, 이후 정계 은퇴를 여러 차례 시사한 바 있다.
이날 83세 생일을 맞은 매코널 의원은 최근 몇 년간 건강 문제를 겪었으며 이달 초 상원에서 넘어져 휠체어를 쓰기도 했다.
매코널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속페달'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꼽혀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동안 '우군' 역할을 했지만, 2021년 1월 의회 난동 사건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멀어졌다.
그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에 대해 "수치스러운 직무 유기"라며 "(트럼프가) 퇴임하면서 우리의 제도에 불을 질러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한 것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에서는 자신의 소신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부 장관, 국가정보국장,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 인준안에 반대표를 던지는 등 2기 행정부에서 공화당 내 저항군을 자처하고 있다.
매코널 의원이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는 남은 임기 동안에도 이런 역할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그는 "상원은 여전히 매우 중요한 일을 할 준비가 됐다"며 "나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실망하겠지만 난 여전히 여기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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