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속 소량 장보기 확산에
기업형 슈퍼마켓 창업 열기
유통채널중 매출 성장세 1등
편의점 2위, 대형마트 역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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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더프레쉬 |
편의점보다는 크고, 대형마트보다는 작고….
애매한 포지셔닝으로 존재감이 작았던 기업형슈퍼마켓(SSM)이 불황 속에서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고물가 속 외식 물가에 부담을 느낀 ‘집밥족’이 늘면서 집 근처에서 간편하게 장을 볼 수 있는 SSM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최근에는 배달 서비스까지 더해지며 모바일이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가성비 장보기’ 채널로 급부상 중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고전으로 성장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유통기업들은 SSM에 주목하며 가맹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20일
GS리테일에 따르면 GS더프레시의 지난해 점포 수가 500개(531개)를 돌파했다.
2020년 320개에서 2023년 434개로 늘더니 지난해는 100점 가까이 늘어 531개를 넘었다.
2020년만 하더라도 가맹점과 직영점은 반반 비중이었는데, 지난해에는 가맹점이 78%(419점)에 달할 정도로 가맹 비율이 커졌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기존 편의점 혹은 슈퍼 운영주들, 예비 창업자분들 사이에서 슈퍼 가맹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지금도 가맹 대기 고객이 수백 명에 달한다”고 했다.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매출이 감소하거나 장기간 정체 흐름을 보이지만 SSM은 ‘나홀로’ 성장세다.
GS더프레시는 지난해 매출 1조6080억원과 영업이익 31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1%, 영업이익은 15.4% 상승했다.
GS리테일 사업 부문 중 유일하게 성장했다.
롯데쇼핑도 슈퍼 사업 성과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롯데슈퍼는 매출 1조2962억원, 영업이익 29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대비 14.4% 증가한 것으로, 2년 연속 상승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SSM은 오프라인 유통 채널중 가장 많이 성장했다.
SSM 매출 증가율은 평균 4.6%였다.
대형마트는 0.8% 매출이 빠졌다.
백화점은 1.4% 성장하는 데 그쳤고, 그나마 편의점이 4.3% 증가했다.
고물가에 외식 물가가 치솟으면서 ‘근거리 장보기’ 수요가 늘자 동네 곳곳에 위치한 SSM이 오프라인 유통 채널로 각광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마트에서 한번에 장을 보기보다 필요한 양만큼 신선식품을 사는 ‘실속형 수요’가 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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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더프레쉬 |
SSM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소매점을 뜻한다.
동네 슈퍼마켓보다 크고, 대형마트보다는 작은 중간 규모다.
편의점이 각종 생필품과 가공품을 판다면, 슈퍼마켓은 신선식품 비중이 높다.
GS더프레시, 롯데슈퍼,
이마트에브리데이 등이 대표 SSM이다.
SSM은 편의점보다 채소와 과일, 정육 등 더 다양한 신선식품을 취급한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SSM 상품군 중 농수축산(7.0%)과 신선·조리식품(4.5%)이 크게 상승했다.
유통 업체들은 이러한 소규모 장보기 수요를 파악하고 SSM 매장에서 비식품 상품군을 줄이고 신선식품과 즉석조리식품(델리)을 강화했다.
GS더프레시는 신선식품, 냉장·냉동 상품, 밀키트, 반조리식품 등의 매대 비중을 늘렸다.
또한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을 포장 중심 상품 매대로 변화시켰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정육, 채소 같은 신선식품 재고를 체계적인 유통망으로 빠르게 조달할 수 있고 유통비용을 확 낮춰 가격 경쟁력도 있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형마트에 가지 않아도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에 신선식품을 먹을 만큼만 살 수 있다”고 했다.
온라인 배송 서비스가 결합된 점도 최근 SSM의 부활을 이끈 요소다.
GS더프레시,
이마트에브리데이,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 국내 주요 SSM 업체들은 배달 플랫폼에 입점해 있다.
유통 업체 관계자는 “모바일, 배달 앱에 익숙한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장을 볼 수 있다 보니 이용이 늘었다”며 “한때 온라인 커머스에 밀려 슈퍼가 외면받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모바일 주문과 연계되면서 고물가 속에 저렴하고 신속한 장보기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SSM은 직영과 가맹 두 방식으로 운영된다.
최근에는 예비 창업자들 사이에서 기업형슈퍼마켓에 대한 수요가 커지자, 유통기업들도 SSM 가맹 사업을 늘리고 있다.
GS리테일은 2027년까지 GS더프레시 점포 수를 100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또 GS더프레시와 연계된 우리동네GS 앱 고도화도 추진한다.
롯데슈퍼는 올해 가맹점 20~30곳을 새로 열 계획이다.
이마트 또한
이마트에브리데이 가맹점 19곳을 신규 출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신선식품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13곳에서 테스트 중이며, 상권을 고려해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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