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반도체 기초연구부터 싹쓸이하는 중국...차이나칩 역습에 한국의 무기는 [기자24시]

반도체 나노펩시설 내부에서 연구원들이 반도체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한주형기자>

최근 한양대 중국학과 연구팀이 분석한 통계가 화제다.

중국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논문 발간수에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에서 가장 기술적으로 난도가 높은 분야로 알려진 HBM 기초 연구 실적에서 중국이 한국과 미국을 압도했다는 의미다.


중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은 단순한 시장 경쟁을 넘어, 국가 주도의 전략적 움직임으로 확장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정책적 뒷받침이 주요한 원동력이다.

중국 정부의 천문학적인 보조금과 자국 내 소비 시장을 활용한 확장 전략은 한국 반도체 기업에 엄청난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중국이 짧은 시간 내 세계 시장에서도 견줄만한 반도체 경쟁력을 키워냈다는 점은 위기의식까지 불러일으킨다.

아직 한국과 중국 간 고부가 반도체 기술 수준과 양산 실력에서 여전히 격차는 존재하지만, 이를 간과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시간’에 있다.


미국의 견제로 인해 중국이 당장 최첨단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 제약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시간이 흐를수록 물밑에서 대체 기술과 자체 공급망을 구축할 가능성이 크다.

전 세계에 뿌리내린 강력한 ‘화교 네트워크’ 역시 중국 반도체 산업을 떠받치는 핵심 축이다.

중국은 기술 발전에서 늦춰진 ‘시간’을 빠르게 메우고 있으며 미국의 강력한 제재를 오히려 자국 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이 지금 당장 준비해야 할 것은 단순한 기술적 우위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반을 지키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다.


당장 정부 차원의 지원이 중국처럼 대규모로 이루어지긴 어렵다.

하지만 정부는 보다 세밀한 정책을 통해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차별화한 기술 개발, 첨단 공정 투자, 인재 확보, 공급망 다변화, 유연한 근로 시간 등을 위한 종합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이 ‘시간을 무기로’ 치고 올라오는 동안, 우리는 ‘속도와 정밀함’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 반도체 산업이 단기간에 급성장했지만, 한국 역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제조 역량을 보유한 한국은 이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기술 개발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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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라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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