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풀러턴 공장에서 생산되는 포장 두부(위 사진).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IAL Paris 2024'에서 풀무원 부스가 유럽인으로 붐비고 있다.

풀무원


풀무원이 지난해 사상 처음 3조원대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미국 내 두부 판매가 호조세를 보인 것이 '3조 클럽' 등극의 1등 공신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매출 중 미국 비중이 3분의 2에 달하는데, 미국 매출의 절반 이상을 두부가 담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풀무원은 폭발하는 K두부 수요에 발맞춰 월 1400만모(연 1억6800만모) 규모 현지 공장 증설에 나섰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지난해 미국에서 1억5748만달러(약 2200억원)에 달하는 두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12.6% 성장한 수치로 역대 최고치다.

풀무원 두부의 미국 판매는 2020년 1억1175만달러, 2021년 1억752만달러, 2022년 1억2199만달러, 2023년 1억3992만달러로 해마다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10년째(2016~2025년) 미국 두부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지난해 풀무원이 매출·영업이익 모두 최대 실적을 낸 것은 미국 법인 실적 개선에 힘입은 바가 컸다"며 "미국 두부 시장에 대한 선제적 전략과 생산 증대가 3조 클럽 입성의 밑걸음이 됐다"고 설명했다.


두부 판매 호조세에 힘입어 미국 법인 매출도 지난해 4000억원이 넘었다.

이 역시 사상 최고치다.

아직 4분기 실적이 공개되지 않은 2024년을 제외하고 미국 법인은 최근 5년간(2019~2023년) 연평균 14.4% 성장하고 있다.

미국 진출 29년 만에 첫 연간 흑자에도 근접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내 K두부의 폭발적 인기는 현지 채식주의자의 수요를 잡아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식감을 바꿔 현지화한 전략이 주효했다.

풀무원은 미국 현지인이 물컹한 식감을 선호하지 않는 점에 착안해 한국의 두부보다 2배 이상 단단한 제형(슈퍼 펌 두부)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그 외에 단백질 함량을 높인 '하이 프로테인 두부', 콩 비린내를 없애고 소스를 동봉한 '시즈닝 두부', 샐러드에 치즈 대신 얹을 수 있는 '토핑용 두부'를 선보였다.


미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미리 내다본 선구안도 주목받고 있다.

2016년 풀무원이 미국 1위 두부 브랜드 '나소야'를 인수했을 때만 해도 미국 가정집의 4%만이 두부를 먹어봤다고 했지만 지금은 9%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두부 시장은 지난해 4억2100만달러(약 5804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K두부 인기에 풀무원은 올해 미국 현지 공장 증설에 나섰다.

두부를 월 1400만모, 연간 1억6800만모 생산할 수 있는 설비가 완비되는 것이다.

풀무원은 오는 9월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아이어 두부공장의 증설을 마치고 생산에 돌입한다.

이 회사는 미국 판매용 두부를 모두 현지에서 생산 중이다.

공장은 서부 1곳(캘리포니아주 풀러턴), 동부 2곳(매사추세츠주 아이어, 뉴욕주 타판)을 포함해 총 4개다.


풀무원은 앞서 2021년 풀러턴 두부 공장을 400억원을 들여 증설했다.

두부 생산 라인을 약 9300㎡ 규모로 증설하며 월 최대 생산량을 2배 이상 늘렸다.

풀무원 관계자는 "아이어 두부공장 증설로 세계 최대 규모의 두부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중장기적 두부 사업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풀무원의 해외 전체 영업적자도 올해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 해외 부문 영업적자는 55억원대로 줄었다.


[이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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