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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인텔을 구하기 위해 TSMC를 압박하며 직접 지원에 나선 가운데 국내 반도체업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받고 있다.
17일 대만 경제일보(UDN) 등 대만 현지 매체는 TSMC가 최근 미국 내 반도체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에 따라 인텔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서비스(IFS) 부문 주식 20%를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최근 TSMC에 인텔의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TSMC 역시 긍정적인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TSMC가 주식 인수 방법으로 출자 등을 고려하고 있지만 주식 인수 방법, 금액 등 세부 사항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TSMC에 이어 미국 브로드컴은 인텔의 설계 사업 부문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만약 이들 계약이 현실화할 경우 한때 실리콘밸리의 대명사로 불리며 미국 반도체 업계를 주름잡던 인텔의 사업부는 둘로 쪼개지게 된다.
인텔이 TSMC와 브로드컴으로 분할될 경우 국내 반도체업계에서는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TSMC가 인텔의 제조 부문을 인수할 경우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 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TSMC의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4.9%로, 2위
삼성전자(9.3%)를 크게 앞서고 있다.
대만 자유시보는 “TSMC가 인텔의 공장을 인수하면 장기적으로 이익을 얻을 것”이라며 “삼성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TSMC의 인텔 공장 인수는 반독점 이슈가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5nm 이하 선단 공정 양산이 가능한 업체는 TSMC, 인텔,
삼성전자 세 곳 뿐이다.
TSMC가 인텔의 공장을 인수할 경우 압도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반도체 시장에서 원하는 대로 가격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또
삼성전자와 인텔의 수율이 가뜩이나 TSMC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 속 TSMC의 인수는 시장 경쟁을 더욱 제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텔은 줄곧 자사 물량을 반영할 경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매출점유율이 TSMC에 이어 2위 업체에 등극한다고 밝혀왔는데 그렇게되면 인텔과 TSMC의 합산 점유율은 약 70%에 달하게 될 것”이라며 “관세를 비롯해 트럼프 정부의 무역 방침에 대한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는 국면에서 이같은 뉴스 흐름은 자칫 TSMC의 미국 내 투자 확대를 강요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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