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 입주할 예정인 '잠실 르엘' 아파트의 조합원들이 조합 측이 입주 지연 가능성이 포함된 분양계약 공고를 내자 입주일이 예정보다 늦어질 것을 우려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이달 10일부터 21일까지 조합원 분양 계약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그런데 이 계약서에 '입주예정일을 일반분양 입주자모집공고상의 입주예정일을 기준으로 하며, 입주예정일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다'는 문구가 포함돼 논란이다.
잠실 르엘은 당초 2019년 상반기에 이주를 완료하고, 2023년에 입주할 예정이었던 재건축 단지다.
그러나 조합이 아파트 설계 변경 과정에서 서울시가 요구했던 층수 하향, 초소형 임대주택 건립 등을 수용하는 등 주요 안건을 독단적으로 처리한 사실이 알려지며 2020년 조합장 및 집행부가 전격 해임됐다.
이런 풍파를 겪는 과정에서 잠실 르엘 조합원들의 이주 기간은 거의 6년에 달한 상황이다.
조합은 지난 1월 15일 동·호수 추첨을 진행했다.
조합원들은 자녀 학교 전·입학, 전세 계약 등 이주 계획을 준공일자 2025년 12월을 기준으로 세웠는데 또다시 지연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280여 명의 조합원은 조합원분양계약서에 입주예상일을 명시해야 한다는 성명문에 서명을 한 상황이다.
한 조합원은 '입주예정일을 2025년 ○월 ○일로 정하며, 부득이한 사정으로 변경될 경우 최소 60일 전 서면으로 조합원에게 통보하여야 한다'고 문구를 수정하자는 제안도 내놓았다.
잠실 르엘 조합 측은 현재 시점에서 준공일자가 올해 12월보다 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입주일자 문구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옆 단지인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는 잠실 르엘보다 6개월 먼저 착공했음에도 입주예정일이 잠실 르엘과 똑같은 올해 12월이다.
이 때문에 현실적으로 잠실 르엘 준공은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보다 더 늦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시공사는 "올해 12월 준공 계획에는 변함이 없으며 차질 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잠실 르엘은 미성아파트와 크로바아파트 조합이 통합해 재건축하는 단지다.
최고 35층, 13개동, 1865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며, 전용면적 84~145㎡의 중대형은 모두 조합원에게 배정됐다.
지하철 잠실역·잠실나루역과 가깝고 제2롯데월드와 붙어 있다.
[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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