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폭탄만은 피해야”…세계 각국 ‘對트럼프 전략’ 살펴봤더니

EU 무역수장 17일 긴급 워싱턴행
인도, 버번위스키 수입 관세 인하
日외무 “일본이 대상이 돼선 안돼”
대만 TSMC, 인텔 공장 인수 고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공정하고 상호적인 계획’이라는 제목의 각서에 서명한 뒤 이를 설명하고 있다.

이 조치를 통해 미국 경제 관련 부처들은 미국을 상대로 부당한 관세와 상관행을 적용하는 국가들 사례를 조사하고 이를 시정하기 위한 개별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UPI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관세 부과 계획을 내놓으면서 각국 대응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예고→발표→시행 유예’ 패턴을 유지하면서 관세 위협을 극대화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주요국들은 피해 최소화를 위해 총력 외교전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 우선주의’로 인해 대서양 동맹에 균열 위험이 드리워진 상황에서 유럽연합(EU)은 무역 수장이 나서 미국과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무역·경제 담당 집행위원 [AFP =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마로시 셰프초비치 무역·경제 담당 집행위원이 17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다.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래 장관 격인 EU 집행위원이 미국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그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와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와 회동할 계획이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무엇이든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미국 쪽에 묻고 싶다”고 말했다.

EU에 따르면 양측의 상품·서비스 교역액은 2023년 기준 1조5000억유로(약 2272조원)로 전 세계의 30%,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43%를 차지한다.

EU는 또 전체 철강·알루미늄 생산량의 20%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캐나다, 멕시코에 이어 세 번째 규모의 대미 수출국이다.


인도 정부의 트럼프 달래기도 진행형이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지난 13일자로 버번위스키 수입 관세를 기존 150%에서 100%로 내렸다.

버번위스키는 옥수수를 주원료로 하는 증류주로, 미국 켄터키주 버번이 원산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인도 모디 총리 [AFP = 연합뉴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 13일 미국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패트릭 자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분석가는 “버번위스키 관세 인하로 주로 미국이 혜택을 볼 것”이라며 “전략적 파트너 국가에 대한 관세를 조정하려는 인도 정부의 의지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비노드 기리 인도 양조협회장은 “버번위스키 관세 인하는 미국에 인도의 의도를 보여주고 관세 보복을 막으려는 선제 조치”라고 해석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못 이겨 인텔의 반도체 공장 운영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날 블룸버그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이 최근 TSMC와의 회의에서 인텔 공장 운영권 인수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고 TSMC는 수용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이 전했다.


다만 TSMC의 투자 금액과 인텔의 제조 사업을 어디까지 인수할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상태다.

NYT는 TSMC의 인수 공장이 오리건주, 애리조나주, 뉴멕시코주 등에 위치한 미국 내 공장으로 한정될 수도 있고 아일랜드와 이스라엘 등 해외 공장가지 포함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대만 TSMC 간판. [사진출처 = 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훔치고 있다”며 비판해 왔다.

J D 밴스 부통령은 최근 파리 AI 행동 정상회의에서 “미국은 최첨단 인공지능(AI) 시스템이 미국에서 설계되고 제조된 칩으로 구축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을 상대로 상호 관세 등 관세 부과 조치의 일본 적용을 배제해달라고 요청했다.

NHK에 따르면 이와야 외무상은 15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루비오 장관과 짧은 의견 교환 시간을 갖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검토하는 관세 조치에 대해 이런 건의를 전달했다.

그는 25%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와 맞춤형 상호 관세 부과 계획과 관련해 일본을 부과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지난해 대미 상품 무역수지 흑자가 1235억달러로 전년보다 18.1% 증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표적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베트남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구매를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 저가항공사 비엣젯은 오는 7월 보잉 보잉 737 맥스 200대를 인도받기로 했다.

국영 항공사인 베트남항공은 보잉 보잉 737 맥스 50대를 구매하기 위해 협상 중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부가세를 관세보다 훨씬 더 가혹한 세금 체계라고 꼬집었다.

전 세계 170개국 이상이 운영하는 부가세를 타깃으로 삼으면서, 미국의 관세전쟁이 한층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경제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특정 국가들이 제공하는 보조금에 대한 조항을 마련할 것”이라며 “일부 국가들이 미국 제품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부과하는 비금전적 관세 및 무역 장벽에도 대응할 것이고 특정 국가들이 미국 기업의 운영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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