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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베트남 하노이 공산당 본부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또럼 베트남공산당 서기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베트남 국영통신사 VNA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베트남 서열 1위 또럼 당 서기장과 만나 에너지 협력을 논의했다.
베트남은 SK의 에너지 사업 전략요충지 중 하나다.
SK는 1990년대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이 원유 개발 사업을 시작한 이래 베트남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4일 베트남 하노이 공산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또럼 서기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는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 사장, 김종화 SK에너지 사장, 명성 SK어스온 사장, 박원철 SKC 사장이 함께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은 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베트남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관련 분야 협력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럼 서기장은 "SK그룹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최 회장과 SK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또럼 서기장에 이어 팜민찐 총리와도 만났다.
홍선 재베트남한국상공회의소 명예회장은 "외국 기업인이 당 서기장을 단독 예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그간 SK그룹이 베트남에 기여해온 것과 당 서기장의 경제 발전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이번 만남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SK는 베트남 투자를 확대해왔다.
SK이노베이션 E&S는 2020년부터 베트남 닌투언 지역에서 131㎿ 규모
태양광 발전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해상풍력 발전소도 운영 중이며, 청정수소와 액화천연가스(LNG)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베트남 정부는 제8차 국가전력계획에 따라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SK어스온은 최근 베트남 15-2/17 탐사광구에서 하루 최대 1만배럴 규모 원유를 시험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SK어스온은 2023년 11월 베트남 16-2광구에서 원유를 발견했으며, 올해 탐사정 시추를 할 예정이다.
SKC는 하이퐁에 하반기 완공 목표로 생분해 소재(PBAT)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PBAT는 미생물에 의해 자연 분해되는 '썩는 플라스틱'이다.
베트남엔 SKC 반도체 테스트 솔루션 자회사 ISC 공장도 있다.
SK는 또한 베트남 스타트업 육성 기관 국가혁신센터(NIC)에 3000만달러를 지원했다.
NIC는 2023년 10월 호아락 지역 하이테크파크에 문을 열었다.
당시 최 회장이 개관식에 참석했다.
SK는 에너지 사업과는 달리 투자 지분을 매각하고 있다.
SK그룹은 최근 베트남 빈그룹 지분 1.33%를 매각했다.
지난해엔 베트남 마산그룹 지분 5.05%를 매각했으며, 마산그룹 자회사 윈커머스 지분 7.1%도 처분했다.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에 따른 운영 개선 차원이다.
최 회장은 베트남에 이어 19일(현지시간)부터 미국에서 민간 경제외교에 나선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기도 한 최 회장을 비롯한 대미(對美) 통상 아웃리치 사절단은 이날부터 이틀간 워싱턴DC를 방문한다.
사절단은 19일 의회도서관 본관인 토머스제퍼슨빌딩에서 갈라 디너를 개최한다.
20일에는 백악관에서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미국 산업 정책과 한국 기업들의 대미 액션플랜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승환 재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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