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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진행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출처 = 뉴스1]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가 작년 트럼프 대선 승리 이후 소송합의금, 영화 판권료 등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익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진 않지만 영부인의 대외 활동과 두 아들의 사업, 각종 소송 등에서 막대한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WSJ은 기산 시점을 특정하지 않은 채 기업들이 트럼프 가족 구성원과 트럼프도서관(추진 중) 측에 제공한 액수가 약 8000만달러(약 1163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스트리밍 플랫폼인 ‘프라임 비디오’는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면서 라이선스 비용으로 4000만달러(약 581억원)를 지급키로 했는데, 이 중 멜라니아 여사의 몫이 70%(약 407억원) 이상이라는 것이다.
아마존이 다큐 영화에 지출한 액수 중 역대 최고액이다.
아마존 외에 이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었던 디즈니는 1400만달러를 제안했고, 파라마운트는 400만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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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했다. [사진 = AFP연합뉴스] |
멜라니아 여사의 다큐 계약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가 작년 자신이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의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 지지 사설을 막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분석이다.
아마존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기금에 100만달러를 기부했고, 취임식 이벤트 생중계 관련 설비로 100만달러 상당의 현물도 제공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이 각종 소송을 통해 받는 돈도 엄청난 액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1년 1월 6일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해 일으킨 의사당 폭동 사태 이후 페이스북과 엑스(당시 트위터) 등이 자신의 계정을 차단하자 두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 최근 합의가 이뤄지면서 엑스로부터 1000만달러, 메타(페이스북 운영사)로부터 2500만달러(이중 2200만 달러는 트럼프도서관 기금)를 받게 됐다.
이 소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1년 제기한 이후 큰 진전이 없다가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지난해 12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명예훼손 소송을 당했던 미국 지상파 ABC 방송이 소송 종결을 조건으로 트럼프 대통령 측에 15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들 합의금 중 상당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 관련 자료를 보관·전시하는 트럼프 도서관 건립 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 측은 소송으로 상당한 현찰을 확보하게 됐다.
트럼프 일가의 또 다른 수익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 밀고 있는 가상화폐와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장남 도널드 주니어와 차남 에릭이 관여하는 가상자산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
LF)은 작년 9월 출범 이후 디지털 토큰(블록체인 기반 자산) 판매를 통해 3억 달러(4360억원) 이상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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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 토큰은 구입자 스스로 자기 신분을 드러내지 않는 한 누가 샀는지가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는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 건이 있는 중국 가상화폐 사업가 저스틴 쑨(W
LF 고문)은 대선 이후 토큰 7500만 달러 상당을 구입했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트럼프 밈 코인(인터넷·SNS의 밈과 농담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가상자산)은 33억달러 상당에 달한다.
구체적인 수입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장남인 도널드 주니어는 문화 이슈에서 보수주의 옹호 운동과 연계해 자기 사업을 하고 있다.
그는 부친의 대선 승리후 벤처 캐피털 회사 ‘1789캐피털’의 파트너로 참여한다고 밝혔는데, 이 회사는 폭스뉴스 출신 트럼프 열혈 지지자인 터커 칼슨의 미디어 회사 ‘라스트 컨트리’ 등에 투자했다고 WSJ은 보도했다.
트럼프 집안의 부동산 개발 및 라이선싱 회사인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수익 추구의 잠금장치를 트럼프 1기 때에 비해 한층 느슨하게 설정했다.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 일상적 경영활동에 관여하지 않고, 외국 정부와의 새로운 계약은 하지 않는다고 발표했으나 집권 1기 때인 2017년, 외국 정부 및 외국 민간 파트너와 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했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있다.
WSJ은 “트럼프 일가의 돈벌이 속도와 규모는 전례 없는 수준이며 윤리 관련 감시자들과 민주당 의원들의 비난을 받았던 집권 1기 때를 능가한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1기 때 백악관 법률고문을 맡았다가 트럼프 비판론자로 돌아선 타이 콥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이익을 도모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이 이번에 훨씬 더 대담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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