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35 스텔스 전투기, 35대면 얼마죠?…트럼프와 ‘초밀착’ 시도하는 이 남자

미국·인도 정상회담
인도에 F-35 제공 합의
인·태 지역안보 강화
‘쿼드’ 중요성 재확인
인권 문제는 외면받아
모디, 美 에너지 수입 확대
성조기 앞 머스크와 회동

“정상회담인줄” 인도 총리와 마주앉은 머스크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블레어하우스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왼쪽 여섯째)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 일곱째)가 만나 대담하고 있다.

머스크 측에서는 자녀 3명과 아이들의 모친이자 스타트업 뉴럴링크 임원인 시본 질리스(왼쪽 넷째)가, 모디 총리 측에서는 보좌진이 배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중국 견제’ 기조에 필요한 협력을 끌어냈다.

중국과의 지정학적 갈등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미국과 인도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방위 협력을 확대하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중국 압박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올해부터 우리는 인도에 대한 무기 판매를 수십억달러 늘릴 것”이라며 “인도에 F-35 스텔스 전투기를 제공하기 위한 길을 닦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또 “미국이 인도의 주요 석유·가스 공급자로 복귀하기로 모디 총리와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로 구성된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2017년 우리 정부는 쿼드 안보 파트너십을 부활·활성화했다”며 “모디 총리와 나는 미국, 인도, 호주, 일본 간 강력한 협력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와 번영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도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며 “쿼드는 이 과정에서 특별한 협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주요 광물, 첨단 소재, 의약품을 위한 강력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에도 미국과 공동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중국 견제를 노린 것이라고 전했다.


경쟁국인 중국에 맞서기 위해 쿼드 등을 통한 국방 협력을 강화해 온 미국과 인도는 새로운 방위 협력 체계도 마련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원자력 에너지와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비롯한 각 부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위한 ‘21세기를 위한 미국과 인도 간 협력 프레임워크’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로스앤젤레스와 보스턴에 새 영사관 개설 방침을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인도 방문도 요청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구호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응용해 미가(MIGA·Make India Great Again·인도를 다시 위대하게)란 표현을 소개한 후 “마가와 미가가 합치면 번영을 위한 메가 파트너십이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모디 총리는 오는 2030년까지 양국 교역 규모를 현재의 두 배인 5000억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양국은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국이 인도에 해양 정찰기 P-81 6대를 추가로 공급하고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스트라이커 장갑차 인도 내 공동생산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집권 1기 당시 ‘브로맨스’를 과시했던 두 사람은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하는 권위주의적 정치인을 의미하는 ‘스트롱맨’으로 불리는 공통점이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내 생각에 우리 관계는 역대 최고라고 생각한다”면서 모디 총리와 개인적 유대감을 과시했다.


이들 회담에서 소수자 권리 보호 등 인권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힌두 민족주의를 내세운 모디 총리는 소수 민족주의와 무슬림에 대해 지속적인 박해를 가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중국에 대항하는 파트너인 인도에 대해 인권 실태에 대한 우려가 뒷전으로 밀렸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싱크탱크 윌슨 센터 산하 남아시아연구소의 마이클 쿠겔만 소장은 로이터통신에 “트럼프의 외교 정책은 확고하게 이익 중심적”이라며 “해외 인권과 같은 가치에 무관심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모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인 공무원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으며 정권 실세로 자리 잡았다.


모디 총리는 이날 백악관 인근 블레어하우스에서 머스크와 만난 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아주 좋은 만남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머스크가 관심을 가진 우주, 기술, 혁신 등을 포함해 다양한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며 “나는 ‘최소 정부와 최대 거버넌스(Minimum Government, Maximum Governance), 개혁에 대한 인도 정부의 노력에 관해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세간의 관심을 받은 것은 이번 회담 모습이다.

모디 총리가 올린 사진과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모디 총리 옆에서 미국 국기 앞에 앉은 머스크는 국가수반 같아 보인다”면서 “유일한 차이점은 모디 총리는 보좌진들이 배석했고 머스크 쪽에서는 머스크의 측근이자 머스크 자녀의 엄마인 시본 질리스와 아이들 3명이 동석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상호 관세에 관한 대통령 각서 서명식에서 머스크가 모디 총리와 기업 대표로 만난 것인지 아니면 미국 정부 대표로 만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그들이 만났는지 몰랐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10일 머스크는 백악관 집무실 기자회견에서 자기 아들을 데리고 와 트럼프 대통령 옆에서 목마에 태우는 모습을 연출했다.

미국 타임지는 최근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연방 정부의 고강도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머스크가 대통령의 힘을 상징하는 백악관 집무실의 ‘결단의 책상’ 뒤에 앉은 일러스트를 표지에 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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