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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대구 동아백화점 쇼핑점 '델리 그라운드'. 이랜드 |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즉석조리식품(델리) 분야가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쇼핑이 자리 잡으면서 오프라인 점포에서는 간편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먹거리가 경쟁력의 척도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1~2인 가구 위주로 집에서 요리를 하지 않는 '키친 클로징(Kitchen Closing·주방 폐쇄)' 문화가 보편화하면서 유통가의 '델리 대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13일 이랜드는 킴스클럽 강남점의 즉석조리식품 매출이 지난해 전년 대비 5배(403%) 성장했다고 밝혔다.
2022년 121%, 2023년 95% 등 매년 2배 안팎으로 몸집을 불려왔는데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지는 추세다.
델리의 인기는 간편하게 한 끼 반찬거리를 구매할 수 있다는 데서 나온다.
식재료를 구매해 요리하기 번거로워 아예 마트나 슈퍼, 백화점 식품관 등에서 조리가 끝난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1~2인 가구 비중이 높은 젊은 층에서는 다량의 식자재를 보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델리를 자주 찾는다.
집에서는 요리를 하지 않고 식사를 사서 해결하는 '키친 클로징'이 퍼진 이유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해 국내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대형마트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0.8% 감소했다.
가전, 의류·잡화, 생활용품 등 비식품 매출은 7.9% 줄었지만 식품 매출만은 2.3% 늘었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 업계에서는 델리를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다.
이랜드는 자사 뷔페 애슐리 퀸즈와 연계해 델리 브랜드 '델리 바이 애슐리'를 킴스클럽에서 판매하고 있다.
식자재 유통 및 간편식 개발을 함께 맡은 이랜드팜앤푸드를 통해 식자재를 저렴하게 소싱해 완제품의 가격을 낮췄다.
높은 객단가의 프리미엄 고객이 많은 킴스클럽 강남점에서는 셰프가 상주하며 초밥을 직접 만들어주는 '바로초밥'을 비롯해 참치·방어 해체쇼 등을 도입해 볼거리도 확대했다.
이마트는 델리 코너 '키친 델리'를 운영하면서 분기별로 2개의 초저가 상품 '고래잇템'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델리 매장에서 밥류(78%) 샌드위치(73%) 간편요리(58%) 등의 매출 성장세가 특히 가팔랐다.
1만원이 채 안 되는 가격에 양장피·유산슬·팔보채 등 고가 외식요리를 1~2인분으로 만들어 내놓은 점이 인기 원인으로 꼽힌다.
롯데마트는 아예 식료품 전문 점포 '그랑 그로서리'를 따로 열고 델리 비중을 대폭 늘렸다.
은평점과 도곡점을 각각 그랑 그로서리로 재단장하면서 신선식품과 델리의 비중을 90%까지 높였다.
델리 매장 '홈플 델리'를 운영하는 홈플러스는 '메가푸드 마켓'을 도입한 데 이어 체험형 요소를 높인 '메가푸드 마켓 라이브'를 추가로 도입했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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