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투자 규모 11조9000억
ICT 38% 늘며 투자 성장 견인
官비중높아 민간 회복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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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규모는 전년보다 9.5% 증가하며 3년 만에 반등했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으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투자가 전년보다 38% 급증한 덕분이다.
다만 정부의 정책자금 규모가 커진 영향이 주요 배경이어서 건전한 창업생태계 발전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4년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 결성 동향’에 따르면 2024년 벤처투자 규모는 11조945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9.5% 증가했다.
벤처투자회사 등과 신기술사업금융업자(신기술금융사) 등의 실적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벤처투자 금액은 2021년 15조9371억원으로 정점에 도달한 이후 2022년 12조4706억원, 2023년 10조9133억원으로 감소세를 이어가다가 작년에 3년 만에 반등했다.
지난해 벤처투자를 유치한 기업도 4697개로 전년보다 16.7% 증가했지만 창업 업력이 긴 기업에 쏠림 문제는 여전했다.
초기기업 투자는 전년보다 17% 줄어 2조2243억원인 반면, 중기(창업 3~7년)와 후기(창업 7년 초과) 기업 투자는 각각 9.3% 늘어난 3조3551억원, 23.3% 늘어난 6조3663억원씩이었다.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은 “2023년 벤처투자 규모가 많이 위축된 데 따른 기저효과가 분명히 있겠지만, 그런데도 지난해 10% 가까이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줄어든 민간 투자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수익률 개선 등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ICT서비스 부문 투자액이 3조695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한 것이 두드러졌다.
전체 투자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ICT서비스가 25.7%로 가장 컸다.
뒤를 이어 전기·기계·장비, 유통·서비스 부문이 각각 13.2%, 11.5% 증가하는 등 전년보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영상·공연·음반에 대한 투자액은 4937억원으로 전년 대비 23.7% 감소했다.
향후 투자를 가늠할 수 있는 펀드 결성액은 지난해 10조5550억원을 기록하며 2023년 13조328억원보다 2조4778억원(19%) 급감했다.
정책금융은 모태펀드가 38%, 성장금융이 14% 증가한 데 힘입어 전년보다 11.3% 늘어난 2조4226억원을 기록했지만, 민간 부문 펀드 결성액은 25% 급감한 8조1324억원이었다.
한국산업은행을 제외한 금융기관이 32%나 줄고 벤처캐피털(VC)도 12.3% 감소했다.
정부는 얼어붙은 전 세계 벤처투자 시장과 비교해 의미 있는 회복세를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있기 전인 2020년보다 47.5% 늘어나 글로벌 시장에 비하면 회복세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2024년 우리나라 벤처투자 규모는 어려운 글로벌 시장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했다”면서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규제를 완화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벤처투자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내 벤처투자 시장이 지금의 회복세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도록 올해 중기부 모태펀드 출자 예산 1조원 전액을 1월에 공고했다.
벤처투자의 마중물을 조기에 공급하고, 창업 초기·지방 등 정책 분야 펀드 출자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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