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 방산'의 주요 수출 지역인 중동에서도 현지화에 본격 나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실적은 물론 주가도 치솟고 있는 가운데 방산·조선·
태양광을 주축으로 하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함께 김동원(금융부문)·김동선(호텔·반도체 소재)으로 이어지는 '한화 3형제' 분리 경영 구도가 주목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2일 이집트에 수출하는 K9 자주포에 탑재할 1000마력짜리 한국산 디젤엔진의 현지 테스트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통과한 엔진은 국내 협력사인
STX엔진이 개발한 것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9 자주포에 탑재해 이집트 당국의 시험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국산 엔진을 단 K9 자주포는 중동의 사막, 산악을 비롯한 다양한 환경에서 주행 평가를 받았고, 총 거리 1만㎞를 달리며 험지 등판 성능부터 최대 출력 성능까지 기술과 운용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존 K9 자주포에는 한국 기업이 외국 면허로 생산한 엔진이 탑재돼 수출하려면 해외 엔진 개발사 측 정부 승인이 필요했고, 중동을 비롯한 일부 국가로의 수출에 제약이 따랐다"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이집트 현지에서 국산 엔진을 단 K9 자주포를 본격 양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경영 성과에 따라 김동관 부회장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을 비롯한 방위 산업 관련 계열사 사업에 그룹 차원의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미국 신정부 인사와 적극 교류하고 미국 방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을 다졌다.
김 부회장은 트럼프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해군력 증강을 위해
한화오션의 역할을 강조하고, 사업 역량과 미국 내 투자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국내 방산 업계 최초로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 10일 공시를 보면 매출은 11조2462억원으로 전년 대비 42.5% 증가했다.
순이익은 160.5% 증가한 2조545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영업이익 모두 2년 연속 최대치다.
그러나
태양광과 석유화학 부문은 한화그룹의 아픈 손가락이다.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김 부회장이
태양광과 석유화학 부문 경영에서는 고전하고 있어서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영업손실 3002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한화솔루션 실적 부진은 '한화 3형제' 지분 가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화 3형제는 100% 지분을 보유한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한화에너지 모태는 한화 3형제가 100% 지분을 보유했던 한화S&C다.
업계에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후계 구도에 따른 사업 재편과 계열사 정리에 주목하고 있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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