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와 생활용품에서 화장품 등으로 영역을 넓히는 편의점이 의류도 대폭 강화한다.
편의점 GS25에서 무신사 자체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 제품을 판매한다.
그동안 편의점은 급하게 갈아입어야 하는 이들을 위해 양말·속옷 정도를 판매해왔다.
의류라고는 하지만 비상용품에 가까웠다.
이제는 편의점에서 티셔츠·청바지·후드티도 사서 두고두고 입을 수 있을 전망이다.
더구나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의 PB 상품이다.
GS리테일과 무신사는 최근 의류, 잡화 등 일부 상품을 판매하기로 합의하고 상품군과 콘셉트를 최종 조율하고 있다.
GS25 전용 상품은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라는 이름을 검토하고 있다.
양사 합의에 따라 다음달부터 GS25는 전국 3000개 점포 한정으로 무신사 스탠다드 상품을 판매한다.
오프라인 매장에 상품을 진열해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다.
일시적 행사가 아니라 상설 판매 형태다.
무신사가 외부 유통 채널에 자사 PB 제품을 납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자사 플랫폼과 오프라인 점포, 쇼핑몰 내 숍인숍 매장에서만 PB 제품을 판매해왔다.
이번 협업은 차별화된 상품을 확대하려는 GS25와 오프라인 판로를 확대하려는 무신사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GS25는 기존 편의점 주력 상품인 식품·생필품에서 나아가 패션·미용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충성 고객층이 두꺼운 무신사 스탠다드 상품은 편의점 의류 카테고리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무신사 스탠다드가 의류를 넘어 미용·리빙으로 영역을 넓히는 만큼 향후 협업의 잠재력도 크다.
무신사는 전국 골목상권에 촘촘히 퍼져 있는 편의점까지 판로로 활용할 수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은 지난해까지 전국에 19곳으로 늘어났지만 주로 자체 매장이나 복합쇼핑몰·백화점·아웃렛에 자리 잡았다.
GS25는 전국에 약 1만8000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고, 무신사의 주력 고객층인 10~30대 젊은 층의 이용이 많아 최적의 파트너로 꼽힌다.
압도적인 점포 수를 무기로 삼은 편의점은 패션 상품군을 조금씩 강화해왔다.
세븐일레븐은 패션·뷰티 특화 매장 '동대문 던던점'을 지난해 9월 첫 공개했다.
이어 10월에는 세븐일레븐 본사가 있는 서울 강동구에 '뉴웨이브 오리진점'을 열었다.
동대문 던던점에 시범적으로 선보였던 패션·뷰티 특화 점포를 가맹사업에 맞게 조율해 선보인 셈이다.
이곳은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뭉'과 양말 전문 브랜드 '삭스탑'을 비롯해 '메디힐' '
마녀공장' 등 미용 브랜드도 확장했다.
일반 점포의 표준 상품 구색과 비교해 패션·뷰티를 30% 이상 늘렸다.
이 같은 추세는 다이소가 전국 점포망을 통해 의류를 값싸게 판매하며 성과를 올린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뷰티 상품에 진출한 다이소는 2023년에 패션으로 발을 넓혔다.
이 성과로 2023년 매출 3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패션 카테고리(1~11월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60% 증가하는 등 급성장했다.
온라인을 이용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쇼핑 문화가 보편화됐지만, 편의점 같은 '집 앞 쇼핑 채널'에서 가성비 상품을 많이 구매하는 추세가 증가하자 편의점 영역 확장도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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