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섭취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자 식품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저당(低糖) 또는 무당 제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저당 제품을 출시하지 않던 동서식품,
오리온 등도 뒤늦게 저당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식음료에서 시작된 '제로슈거' 열풍의 범위도 젤리, 요거트, 소스, 차, 식단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건강과 웰빙을 중시하는 '헬시플레저' 열풍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원가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한 업계의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동서식품이 이달 초 창사 최초로 제로슈거 커피믹스를 선보였다.
회사는 신제품 '맥심 모카골드 제로슈거 커피믹스'를 내놓으면서 설탕은 뺐지만 대체 감미료를 활용해 커피믹스 특유의 단맛을 낸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기존 제품에는 1포당 6g(하루 기준치 6%)의 당류가 들어 있는데, 이를 0.1g 이하로 줄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동서식품은 기존 제품 배합을 고수해왔다.
대체 감미료가 설탕의 맛을 완벽하게 구현하지는 못한다고 판단해서다.
그동안
남양유업은 2022년 천연 감미료 스테비아를 사용한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스테비아'를 출시해 최근 누적 판매량 1억잔을 돌파했다.
지난해 7월 롯데네슬레코리아도 '네스카페 수프리모 스테비아'를 선보였다.
제과업계에도 최근 후발 주자가 나왔다.
롯데웰푸드,
빙그레와 달리 저당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던
오리온이 뒤늦게 제로 열풍에 뛰어든 것이다.
회사는 지난해 말 출시한 '오!그래놀라저당통보리'에 이어 올해 1월 대체 감미료 수크랄로스를 사용한 '마이구미 제로'를 내놓았다.
'마이구미 제로'는 무설탕 제품으로, 시중 젤리류보다 칼로리를 30% 낮춰 부담을 줄였다.
마이구미의 풍부한 포도맛과 쫄깃한 식감을 그대로 구현해 '제로는 맛이 없다'는 통상의 편견을 깨는 데 집중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롯데웰푸드는 대표적 장수 아이스크림에 저당을 적용하기로 했다.
롯데웰푸드는 빙과 신제품으로 '월드콘 바닐라 저당'과 '티코 밀크초코 저당' 2종을 이달 출시했다.
롯데웰푸드는 신제품 2종에 설탕 대신 대체당을 넣어 당류 함량을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세부 분류별 평균값과 비교해 최대 85.7% 줄였다.
빙그레도 지난달 당 성분이 제로인 유산균 음료 신제품 2종 '쥬시쿨 제로'(자두, 파인애플)를 출시했다.
상큼한 맛은 그대로 살리되, 당 함량이 0g인 제로슈거 제품이다.
100㎖ 당 3.6㎉의 저칼로리 제품으로 건강을 생각한 음료다.
동원F&B는 고단백 제로슈거 요거트 '덴마크 하이 그릭요거트'를 이달 선보였다.
이 제품은 낙농 강국 덴마크산 유산균을 함유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국산 원유 함량이 94%다.
설탕이나 안정제, 향료, 색소, 감미료, 크림을 넣지 않아 요거트 본연의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단백질 28g이 들어 있어 성인 기준 단백질 일일 권장량의 절반 이상을 섭취할 수 있다.
면역 기능을 위한 아연과 뼈 건강에 필요한 칼슘도 담겼다.
동원홈푸드는 '비비드키친' 저당 소스 2종을 출시했다.
이번 신제품은 설탕 대신 대체당인 알룰로스를 활용해 100g당 당류 함량이 2g에 불과하다.
'비비드키친 저당 홀스래디쉬소스'는 서양 고추냉이를 8.5% 사용해 알싸한 매운맛이 나며, 사워크림을 함유해 상큼하면서 고소한 풍미를 함께 느낄 수 있다.
'비비드키친 저당 갈릭디핑소스'는 마요네즈와 마늘의 풍미가 어우러진 소스다.
샘표의 차 전문 브랜드 순작은 '아몬드·검은콩 율무차' '통현미 가득 밤·마차' 인기에 힘입어 당은 줄이고, 달콤하고 고소한 맛은 그대로 살린 '순작 통현미 검은콩 율무차 저당'과 '순작 통현미 가득 밤·마차 제로' 2종을 지난해 말 출시했다.
신제품 '순작 율무차 저당'과 '순작 밤·마차 제로'는 한 포 기준 당류 함량이 각각 0.2g, 0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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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두유가 에드워드 리 셰프와 함께 진행하는 '도전! 저당식단!'. 매일유업 |
매일유업은 매일두유가 에드워드 리 셰프와 함께 저당식단 캠페인과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이달 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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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당 마케팅에 뛰어든 식품업계가 설탕 사용 비중을 줄이며 원재료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식물에서 추출하는 스테비아는 설탕보다 약 200배, 합성 제조하는 감미료 수크랄로스는 설탕보다 약 600배 강한 단맛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1㎏당 가격은 설탕보다 비싸더라도 식품 제조 시 사용되는 양은 설탕에 비해 훨씬 적은 데다 시세가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이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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