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희 대표(왼쪽)와 미국 뷰티 멀티숍 '울타 뷰티' 매장에 입점돼 있는 라엘 뷰티. 라엘


"미국에선 한국 여성이 좋아하는 제품이라고 하면 인정해줘요. 한국이 독보적인 뷰티 강국이 된 만큼 한국 여성들 눈이 높고 까다롭다는 인식이 퍼져 있습니다.

"
11일 매일경제와 만난 여성 웰니스 케어 스타트업 라엘 백양희 대표의 말이다.

미국 창업 9년 차인 그는 현지에서 K뷰티 열풍이 얼마나 뜨거운지 절감한다고 전했다.

2018년 그가 론칭한 스킨케어 브랜드 '라엘 뷰티'가 이에 힘입어 무섭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유기농 생리대 브랜드로 잘 알려진 라엘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여성 용품 브랜드다.

백 대표를 포함한 한국계 여성 3인이 공동 창업해 2016년부터 미국 최대 온라인 플랫폼 아마존에서 생리대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6개월 만에 유기농 생리대 부문에서 판매 1위에 올랐고, 2019년부터는 아마존 전체 생리대 카테고리에서 대기업 브랜드를 제치고 계속 판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14개국 3만6000개 매장에 입점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 중이다.


특히 2022년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뒤 최근 3년간 20%가 넘는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했다.

작년 연매출은 1500억원을 돌파했으며, 올해 목표는 2000억원이다.


라엘은 이제 '360도 우먼 웰니스 케어'라는 기치 아래 웰니스 케어 브랜드로 진화하려 한다.

이를 위해 공들이고 있는 분야가 바로 뷰티다.


미국에서는 라엘 뷰티를 먼저 접해 라엘을 뷰티 브랜드로 알고 있는 소비자가 더 많다.

이미 라엘의 미국 매출 중 50%가 라엘 뷰티에서 발생하고 있다.

호르몬 주기에 따라 변하는 피부 컨디션에 맞춰 사용하는 마스크팩과 한국식 여드름 패치가 대박을 터뜨린 덕이다.

백 대표는 "여성이 호르몬 변화로 인해 겪는 피부 트러블 등 불편함이 무엇인지, 이를 어떻게 해소해줄 수 있을지를 계속 고민했다"며 "뷰티에 도전한 것은 매우 큰 도전이었는데, 마스크팩과 여드름 패치에 대한 반응을 보고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마스크팩과 여드름 패치 이후 기초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높아지자 라엘 뷰티는 민감성 피부에 특화된 스킨케어 라인 '미라클 클리어'를 선보였다.

깨끗한 성분과 함께 K뷰티 기술력에 기반한 기능성을 강조했는데, 미국 MZ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제대로 탔다.

그 덕분에 라엘 뷰티의 미국 내 매출은 3년 만에 2배가 됐다.

작년 10월에는 미국 최대 뷰티 멀티숍 '울타(ULTA) 뷰티' 전 매장에 입점하는 쾌거도 이뤘다.


백 대표는 라엘 뷰티의 성공 비결을 '기존 뷰티 브랜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남다른 스토리'라고 본다.

라엘 뷰티의 호르몬 주기에 따른 피부 관리 콘셉트가 적중했다는 얘기다.

그는 "라엘은 독보적인 길을 가고 있다.

페미닌 케어와 뷰티를 함께 진행하는 브랜드는 전 세계에 라엘뿐"이라고 했다.


참신한 틱톡 마케팅도 현지 인기에 한몫했다.

호르몬 주기마다 다른 피부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 '라엘 사이클 하우스(Rael Cycle House)' 등을 만들어 소비자와 소통한 결과, 라엘 틱톡 계정은 어느덧 50만명이 넘는 팔로어를 갖게 됐다.

글로벌 페미닌 케어 브랜드 중 가장 많은 팔로어 수다.


라엘은 생리대와 마찬가지로 뷰티 역시 한국 기술력에 기반한 제품임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라엘은 주요 제품을 한국 제조 업체를 통해 개발·제작하고 해외에 가져가 판매한다.

그는 "창업 전부터 우리 기술로 좋은 제품을 만들어 해외에서 확장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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