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값 급등에 ‘씁쓸한’ 밸런타인데이…초콜릿 선물도 양극화

‘이상기후 여파’ 코코아값 오름세
유통업계서도 초콜릿 제품 가격 인상
밸런타인데이 등 기념일 때도 부담 커져
‘가성비’ vs ‘고가 선물’ 양극화 나타나

초콜릿. [사진 = 픽사베이]
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값이 치솟으면서 밸런타인데이를 준비하는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

특히 호텔업계 등에서는 10만원이 넘는 고급 선물을 선보이면서 ‘초콜릿 양극화’ 현상이 벌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미국 뉴욕 국제상업거래소(ICE)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기준 코코아 선물가격은 톤(t)당 9878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1만달러 밑으로 떨어졌으나 전년 동기 대비 1.7배 이상 오른 것이다.


코코아 선물가격은 지난해 12월18일 1만2565달러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쭉 1만달러를 상회했다가 다시 9000달러대 후반으로 떨어졌다.

지난 수십 년간 톤당 2000달러대였던 가격이 5~6배 수준으로 오른 것이다.


계속되는 기후 위기와 고환율, 고유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코코아값은 앞으로도 계속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과자 제품이 진열돼 있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코코아값 상승에 국내 유통업계에서도 초콜릿 관련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먼저 롯데웰푸드는 오는 17일부터 초콜릿 관련 제품 등 26종을 평균 9.5%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빼빼로는 1800원에서 2000원으로 초콜릿 가나마일드는 2800원에서 3400원으로, 몽쉘은 6600원에서 7000원으로 각각 가격이 오른다.

앞서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6월에도 한 차례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오리온은 지난해 12월부터 ‘초코송이’, ‘마켓오 브라우니’ 등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다.


밸런타인 초콜릿의 대명사 ‘페레로 로쉐’(로쉐)의 가격도 3구 정가 기준 지난해 2700원에서 올해 3000원으로 올랐다.

한 알에 1000원을 돌파한 것으로, 로쉐의 가격은 2년 새 2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5구 가격도 4300원에서 4700원으로, 8구(하트 모양) 정가도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올랐다.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는 일부 케이크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중량은 최대 30%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을 단행하기도 했다.


이마트가 오는 14일까지 밸런타인데이 기획전을 열고 220여종의 초콜릿을 혜택가에 판매한다고 6일 밝혔다.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밸런타인데이 기획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 이마트 제공]

이처럼 초콜릿 값이 오르는 가운데 밸런타인데이 선물 양극화 현상도 함께 벌어지고 있다.

편의점과 마트를 중심으로는 ‘가성비’ 선물을 앞세우는 반면, 호텔업계 등에서는 고가의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14일까지 밸런타인데이 관련 상품을 최대 30% 할인한다.

롯데마트는 12일까지 ‘매일 페레로 로쉐 컬렉션 T24’를 행사 카드로 결제 시 1+1으로 한정 판매한다.


GS25는 젤리 브랜드 ‘하리보’, 애니메이션 ‘주술회전’ 등의 밸런타인 기획세트 41종을 오는 13일까지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로 결제 시 40% 페이백을 적용한다.

CU는 CU Npay카드로 차별화 상품과 페레로 로쉐 기획 상품을 2개 이상 구매하면 최대 60% 할인해준다.


드로잉 러브 케이크. [사진 = 파르나스호텔 제공]
비싼 케이크를 판매하는 호텔업계를 중심으로는 밸런타인데이 선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조선호텔의 경우 7만5000원에서 10만원대 케이크부터 2만원대 초콜릿 등 고가의 제품을 내놨다.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는 8만8000원짜리 밸런타인데이 시그니처 케이크를 선보였고, 더 플라자는 1개에 9000원에 육박하는 초콜릿 볼 4구 패키지를 판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상 기후, 고환율 등 여파로 커피 원두와 코코아 등 원료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며 “국내 유통업계에서도 해당 원료를 사용하는 제품들의 가격을 계속 올리는 추세라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등 기념일 때도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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