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이 공무원이나 의사가 되려 하기보다는 스타트업을 창업해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개교 120주년을 맞아 고려대에 50억원을 기부한 김대영 케이넷투자파트너스 대표(64)는 환하게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기술투자에 공채로 입사한 그는 2008년 벤처캐피털(VC) 케이넷투자파트너스를 설립해 운용 규모를 2700억원까지 키운 벤처캐피털리스트다.
대학 시절 전공 때문에 한때 고시를 고민한 적도 있는 그는 증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을 마치고 투자 업계에 들어섰다.
그는 지난해 8월 고려대 지주회사 사외이사를 맡으며 다른 대학보다 창업 문화가 척박한 모교가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고려대 출신으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같은 스타 금융인은 있지만 도드라진 스타트업 창업가는 없다.
크래프톤을 창업한 장병규 의장이 KAIST에 100억원, 업비트를 세운 송치형 두나무 의장이 서울대에 200억원을 기부한 사례도 자극이 됐다.
벤처투자 업계에서 단일 건으로 이처럼 통 큰 기부는 흔치 않다.
김 대표는 "모교 후배들의 창업이 활발히 이루어져 VC 업계에 훌륭한 벤처 기업가들이 많이 배출됐으면 하는 바람이 커졌다"며 "VC 업계가 정책자금 지원을 기반으로 투자하고 성장해온 만큼, 이번 기부가 좋은 선례가 돼 사회적 기여가 확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기부를 종잣돈 삼아 고려대 기술지주기금이 500억원까지 커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한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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