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에서 커피가 나와." "아아도 돼." 얼음이 유리잔에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얼음정수기 제품이 클로즈업된다.
청호나이스에서 올해 초부터 유튜브와 라디오 등에서 방영하기 시작한 얼음 겸용 커피정수기 '휘카페' 광고다.
최강 한파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정수기 업체들의 얼음정수기 '대전'은 올해 더 뜨거울 전망이다.
겨울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실 정도로 사계절 찬 음료를 선호하는 사람이 늘어난 데다 짧은 봄·가을 대신 여름이 길어지며 '음료 성수기'가 연장된 덕이다.
정수기 업계에서는 비수기인 가을 이후에도 얼음정수기 매출이 꾸준히 늘자 이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점찍었다.
정수기 업계 1위
코웨이에서는 지난해 얼음정수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작년에 출시된 2024년형 아이콘 얼음정수기가 매출을 끌어올린 1등 공신이다.
코웨이에서는 초소형 가정용 얼음정수기, 대용량 스탠드형 얼음정수기, 탄산수가 겸비된 스파클링 얼음정수기 등 여러 형태의 제품을 판매한다.
코웨이 관계자는 "나날이 심해지는 더위와 '편리미엄 가전' 트렌드가 겹쳐 얼음정수기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며 "차별화된 신제품을 선보여 얼음정수기시장 지배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후발주자들은 얼음정수기 판매를 더 서두르고 있다.
후발 업체들은 전체 정수기 매출 중 얼음정수기 비중이 높기 때문에 판매에 고삐를 당기는 모양새다.
교원웰스는 지난해 4월 얼음정수기 신제품 '아이스원'을 출시하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아이스원은 업계 최대인 1㎏의 아이스룸을 탑재해 얼음을 많이 쓰는 소비자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얼음정수기가 인기를 끌면서 2022년 4%였던 판매 비중이 지난해 12%까지 늘었다.
얼음정수기는 더 이상 여름 전용 가전이 아니다.
비수기인 겨울에도 잘 팔린다.
교원웰스에서는 지난해 4분기 얼음정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91% 급증했다.
교원웰스는 올해도 2025년형 신제품을 여름 시즌보다 앞당겨 출시할 계획이다.
쿠쿠홈시스 역시 지난해 얼음정수기 판매 신장세가 정수기 제품군 중 가장 높았다.
쿠쿠홈시스 관계자는 "매해 계절에 상관없이 얼음정수기 매출이 증가 추이를 보였다"며 "이제는 더 많은 사람이 얼음정수기를 필수 생활 가전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쿠쿠홈시스는 가로 23㎝, 세로 48㎝의 미니 사이즈 '제로 100 슬림 얼음정수기'를 주력 제품으로 밀고 있다.
12분대 쾌속 제빙이 가능하며 하루 600개가량 얼음을 생산한다.
SK매직은 얼음과 물이 동시에 나오는 '원코크 얼음물 정수기'를 판매한다.
하루 최대 600개의 얼음을 생산하는데 내부 구조를 개선해 기존 것보다 새로 만들어진 얼음이 먼저 나온다.
연 1회 아이스룸을 무상 교체해주는 서비스로 위생도 강화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길 수 있게 바리스타 기능을 넣은 제품도 늘어나는 추세다.
얼음정수기를 2003년부터 출시한 선두 주자 청호나이스는 제빙 기능을 갖춘 커피정수기 휘카페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휘카페는 에스프레소, 룽고, 아메리카노, 소프트 아메리카노 등 4가지 커피를 내릴 수 있는 정수기로 얼음 제조 기능을 함께 사용하면 간편하게 아이스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정수기시장을 2023년 기준 3조원대로 추정한다.
얼음정수기 비중은 이 중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렌탈업계 관계자는 "정수기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대부분 업체가 얼음정수기를 차세대 먹거리로 보고 있다"며 "한동안 얼음정수기 신제품 경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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