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 ◆
김민선(오른쪽)과 이나현이 여자 500m 시상식에서 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연합뉴스


'신(新)빙속여제' 김민선(의정부시청)이 빙판을 힘차게 질주하면서 아시아 여자 최고 스프린터가 됐다.

김민선의 뒤를 이어 대표팀 후배 이나현(한국체대)도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한국 선수들이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단거리 종목을 휩쓸었다.


김민선은 9일 중국 하얼빈의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8초24를 기록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민선에게 0.09초 뒤진 38초33을 기록한 이나현은 은메달을 따내 한국 선수 2명이 나란히 시상대에 올랐다.


김민선과 이나현은 이어 열린 여자 팀 스프린트 경기에서도 1분28초62를 합작해 중국(1분28초85)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내 나란히 대회 2관왕을 달성했다.


김민선의 이번 메달은 뜻깊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에서 김민선은 첫 금메달을 이번에 획득했다.

그는 앞서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2018년과 2022년 동계올림픽에서 모두 메달을 따지 못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한 것도 김민선이 처음이다.

'빙속여제' 이상화도 동계아시안게임에선 2007년과 2017년 대회에서 두 차례 은메달을 딴 게 전부였다.


그동안의 아쉬움을 털어낸 김민선은 경기 후 "8년 만에 아시안게임이 열려서 이번에는 꼭 금메달을 따야겠다는 생각이었다.

후회 없이 좋은 결과를 얻고 싶었는데 주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민선은 "최종 목표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다.

올림픽을 향한 단계 중 하나인 이번 대회를 잘 넘었다고 생각한다.

평소 하던 것처럼 열심히 준비하겠다.

꼭 가장 높은 곳에서 메달을 걸고 신나게 올림픽을 치렀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김민선에 이어 500m 은메달을 획득한 이나현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새로운 에이스 가능성을 보여줬다.


전날 열린 100m에서 이나현은 10초501을 기록해 김민선(10초505)을 꺾고 깜짝 금메달을 따냈다.

100분의 1초까지 계측하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 1000분의 4초 차로 꺾은 이나현은 최근 1년 새 기량이 급성장한 빙속 스프린터로 꼽힌다.


지난해 주니어 세계기록을 세우는 등 기량을 꽃피우고 있는 이나현은 "종합 대회뿐 아니라 국제 대회에서 처음 금메달을 따 자신감이 생겼다.

앞이 창창한 선수라고 나를 소개하고 싶다.

꿈의 대회 올림픽에 나가서도 가장 잘 타는 선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하얼빈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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