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 ◆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우승한 최민정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쇼트트랙이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목표로 했던 금메달 6개를 획득하면서 세계 최강 면모를 과시했다.

그러나 남녀 계주에서는 중국과 몸싸움으로 인한 석연치 않은 판정 논란 속에 메달 없이 대회를 마쳤다.


한국 쇼트트랙대표팀은 9일 중국 하얼빈의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남녀 1000m 결승에서 장성우(화성시청), 최민정(성남시청)이 나란히 금메달을 따 개인전에서만 금메달 5개를 획득했다.

전날 열린 남녀 1500m에서 박지원(서울시청)과 김길리(성남시청)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최민정은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2017년 삿포로 대회에서 2관왕에 올랐던 최민정은 이번 대회 3관왕으로 동계아시안게임 통산 5개 금메달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중국의 각종 텃세와 싸워야 했다.

균일하지 않은 빙질과 좁은 아웃코스가 특징인 빙상장에서 선수들은 경기가 열리는 오전이 아닌 오후에만 훈련을 배정받았다.

넘어지는 선수도 속출했다.

대회 중에는 중국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과 맞서야 했다.

빙상계 관계자는 "중국 측의 다양한 텃세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선수들이 그저 참고 이겨낼 수밖에 없었다"고 귀띔했다.


훈련과 경기에만 집중하던 한국 선수들은 실력으로 중국의 텃세를 잠재웠다.

특히 최민정이 여자 대표팀의 선봉에서 레이스마다 압도적 기량을 과시했다.

2023~2024시즌 컨디션 조절과 기술 연마를 목적으로 1년을 쉬었던 최민정은 단거리 종목에서 더 강해져 돌아왔다.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500m에서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딴 것은 최민정이 처음이다.

8년 전 삿포로 대회 여자 1000m에서 심석희에게 밀려 은메달을 땄던 최민정은 이번 대회에서 마침내 당시의 한을 풀었다.


9일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장성우(오른쪽)와 은메달을 차지한 박지원이 태극기를 두르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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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은 "이번 대회를 통해 8년 전에 못했던 걸 해내 더 기뻤다.

지난 1년간 휴식기를 가졌던 게 내겐 터닝포인트가 됐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세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중요한 변화를 줘 (휴식기를 가졌던 게) 잘한 결정 같다.

나에 대한 믿음이 더 생겼다"고 말했다.


최민정과 함께 김길리도 혼성 계주와 여자 1500m에서 2관왕을 달성하면서 여자 쇼트트랙 '쌍두마차'다운 성과를 냈다.

김길리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아웃코스 추월 능력으로 첫 종합 국제 대회에서 다관왕을 차지했다.


남자 쇼트트랙에서는 박지원과 장성우가 나란히 2관왕을 달성했다.

2022~2023시즌 쇼트트랙 월드컵 종합 1위에 올랐던 박지원,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 경험이 있는 장성우를 내세운 남자 쇼트트랙은 8년 전 금메달 2개에 그쳤던 아쉬움을 어느 정도 털어냈다.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장성우는 "종합 국제 대회에서 처음 개인전 금메달을 땄다.

내겐 아주 뜻깊은 메달"이라며 "그동안 쏟았던 노력과 시간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금메달로 안주할 수 없다.

이번 대회 결과로 힘을 얻었고, 더 큰 기쁨을 얻고 싶은 의지가 생겼다"고 강조했다.


반면 남녀 계주에서는 메달 없이 대회를 마쳐 아쉬움을 남겼다.

여자 3000m 계주와 남자 5000m 계주 모두 중국 선수들과 막판 경합을 펼치다 밀리면서 여자 팀은 4위, 남자 팀은 실격 처리됐다.

여자 계주에서는 김길리가 마지막 바퀴에서 중국의 공리와 경합하다 넘어졌다.

경기 직후 해당 상황을 비디오판독한 심판진은 중국에 이렇다 할 파울을 부여하지 않았고, 1위로 들어온 중국이 그대로 금메달을 가져갔다.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를 획득한 한국 쇼트트랙은 삿포로 대회(금 5·은 3·동 3)를 넘어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1년 앞으로 다가온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전망을 밝힌 한국 쇼트트랙은 10일 귀국한 뒤 11일 월드 투어 시즌 최종전이 열릴 이탈리아 밀라노로 출국할 예정이다.


[하얼빈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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