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 대만 덮친 ‘북극발 한파’에...하루만에 78명 사망

돌연사 중 70%가 오전 집에서 발생
기온 높아 난방시설 안갖춘 집 많아

대만 타이베이의 겨울. EPA 연합뉴스

겨울 평균 기온이 영상 10도 중반인 아열대 기후 대만에 ‘북극발 한파’가 들이닥쳐 하루 만에 78명이 사망했다.

9일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은 각 지자체 소방국 자료를 인용해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기온 급강하로 북부 타이베이에서 11명, 최남단 핑둥에서 10명, 남부 타이난에서 9명 등 모두 78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역대 한파로 인한 하루 사망자 수로는 역대 최다라고 중국시보는 설명했다.

이 외에도 중부 타이중에서 사망한 7명은 한파에 따른 비외상성 병원 밖 심정지(OHCA) 상태로 병원으로 후송됐다.

사망자 연령은 54∼89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언론은 내정부 소방서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12월 9∼31일 853명, 올해 1월 1∼11일 492명 등 약 1달 만에 1345명이 한파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한 의사는 “돌연사 중 약 70%는 기온이 낮은 겨울 오전 6∼10시 사이 집에서 발생한다”라며 “따뜻한 이불 속에서 벗어난 이후 옷과 양말을 신고 천천히 움직이며 외부 공기와 접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북회귀선에 걸쳐있는 대만은 한국보다 기온이 대체로 높고 매우 습해 주거시설에 난방시설이 설치되지 않아 체감온도가 낮은 편이다.

대만 중앙기상서(CWA·기상청)는 전날 오전 외곽도서 마쭈 지역 기온이 영상 5.4도로 떨어졌고, 마쭈 지역과 먀오리 지역의 체감 온도는 각각 영상 1도와 2도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는 11일부터는 기온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10일 새벽까지 저온 특보를 발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