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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6일부터 탑승객은 보조배터리 등 리튬 배터리를 기내 선반에 넣는 대신 몸에 직접 소지하거나 눈에 보이는 곳에 보관하는 내용에 동의해야 수속이 가능한 규정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국내 항공업계가 기내 보조배터리를 직접 소지 관련 승객 안내를 잇달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의 안전 대책 발표와 관련 규제가 늦어지면서 이들 조치에 대해 실
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날부터 모바일 및 키오스크 체크인 단계에서 리튬 배터리 관련 강화 규정에 대한 탑승객들의 동의 절차를 추가해 운영한다.
이번 조치에 따라
제주항공 탑승객은 이날부터 탑승 전 모바일과 키오스크로 수속할 때 보조 배터리 등 리튬 배터리를 직접 소지해 눈에 보이는 곳에 보관하고, 기내 선반 보관을 금지하는 내용을 확인한 후 동의해야 수속이 가능하다.
제주항공의 리튬 배터리 규정은 ▲100Wh 또는 2g 이하 배터리의 경우 보조 배터리는 1인당 5개까지, 노트북·카메라 등 리튬 계열 배터리 장착 전자제품은 1인당 15개까지 ▲1000Wh 초과 160Wh 이하 또는 2g 초과 8g 이하 배터리가 장착된 기기 및 보조 배터리는 1인당 2개까지 휴대할 수 있고 ▲160Wh 또는 8g 초과 배터리는 휴대할 수 없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기내에서도 객실 승무원들이 배터리 직접 소지 및 과열 발생 시 승무원에게 즉시 통보할 것을 방송으로 2회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항공업계는 앞다퉈 보조배터리 안전관리 규정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김해국제공항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의 유력한 원인으로 보조배터리가 지목되면서 기내 전자기기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오는 7일부터 기내 수하물에 리튬이온 배터리 등 화재 위험이 존재하는 물체를 제한하는 ‘기내 화재 위험 최소화 대책’을 시행한다.
승객들은 공항 탑승구에서 보조 배터리를 가방에서 꺼내 반드시 손에 쥐고 탑승해야 한다.
대한항공 역시 보조배터리 등을 좌석 주머니에 보관하도록 승객 안내를 강화하고 보조배터리를 넣을 수 있는 투명 지퍼백 비치 방안도 계획 중이다.
아시아나항공도 보조배터리 기내 선반 보관을 방지하기 위해 안내를 강화하기로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조치들이 실
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내 선반에 배터리를 보관하지 못하도록 안내를 강화하는 것은 기본적인 예방책일 뿐 승객이 이를 어겨도 별다른 조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비닐팩에 보조배터리를 보관하는 방법 역시 사후 대책에 불과할뿐 근본적인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비닐팩에 보관하는 방식이 배터리 단락(합선) 방지에는 효과적이지만 모든 안전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특히 일반 비닐팩은 화재 발생시 빠르게 녹아 추가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도 하다.
정부는 보조배터리 항공기 반입시 기내 보관 방법을 화재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4월 ‘항공안전 혁신 방안’에 보조배터리 기내 사용 관련 규제 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개선안에는 보조배터리를 선반 등에 두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의 대응은 승객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일뿐 실질적인 안전 강화를 위해서는 근본적인 규제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오는 4월까지 규제 공백이 생기는 만큼 각사마다 자체적인 안전 매뉴얼을 만들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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