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더 숨가빴다...한국 1등 남자들 만난 ‘AI 달인’, 누구랑 손잡을까

지난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발언하는 모습. [사진출처 =연합뉴스]
올해도 한국을 찾은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어느 때보다 광폭 행보를 보여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회동하는 등 국내 유수 기업의 수장들을 만난 그는 글로벌 AI 주도권을 다졌다.

특히 이 회장과의 만남에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전격 합류하며 ‘한미일 AI 동맹’이 본격화할 지 이목이 쏠린다.


4일 재계 및 IT업계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을 찾아 20∼30분 단위로 일정을 쪼개며 수많은 국내 산업계 리더들을 만났다.


첫 공식 일정인 개발자 대상 워크숍 ‘빌더 랩’ 강연을 시작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사장 등 SK 경영진과 만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회동을 마친 뒤 함께 이동하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올트먼 CEO는 최 회장과 40분가량 면담을 한 뒤 소감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원더풀(굉장했다)”이라고 말했으며, 최 회장에 대해선 “나이스 가이(좋은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최 회장과 올트먼 CEO는 인공지능(AI) 반도체와 AI 생태계 확대를 비롯한 오픈 AI와 SK그룹의 전방위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에는 서초동으로 자리를 옮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3자 회동을 갖고 AI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당초 올트먼 CEO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경영진하고 면담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날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이 회장이 무죄 판결로 사법 리스크를 던 만큼 이날 경영진과 올트먼 CEO의 면담 자리에 참석하게 됐다.


특히 이 회장의 항소심 무죄 선고 하루 만에 이뤄진 이날 첫 공식 행보에는 올트먼 CEO 뿐 아니라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도 깜짝 방문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출처 = 연합뉴스]
이미 오픈AI와 소프트뱅크는 5000억달러(약 720조원) 규모의 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 합작 등으로 손을 잡았다.


스타게이트는 초거대 AI 데이터 센터 구축과 이를 운영하기 위한 발전소 건립 등을 추진하는 프로젝트를 뜻한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파트너사로 참여한다.


이번 회동으로 삼성전자 역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생태계에 기여할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실제로 3자 회동 후 취재진과 만난 손 회장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삼성도 참가하는지를 묻자 “더 논의할 것이고, 좋은 논의를 했다”고 답했다.


챗GPT란 AI 개발에 이어, AI 개발과 구동에 필요한 반도체를 직접 만들며 거대한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올트먼의 구상은 전방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4일 오전 오픈AI-카카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샘 올트먼(왼쪽)과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3자 회동에 참석하는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사진출처 = 연합뉴스]
특히 이번 방한의 경우 해외 정상의 순방을 방불케 할 정도였는데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격화되고 있는 AI 패권 경쟁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현재 미국 내에서 오픈 AI와 경쟁 중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대형언어모델(LLM)뿐 아니라 기기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언어모델(SLM)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말 중국의 신생 기업 딥시크(Deepseek)가 오픈AI에 비해 현저히 적은 비용과 인력을 가지고 AI 모델 ‘딥시크 V3’를 만들어 오픈 소스로 공개하면서 폐쇄형 AI로 수익을 내온 오픈AI의 입지를 뒤흔들었다.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인 것. 이에 오픈AI는 일본에 이어 다음 순방지로 한국을 선택, 반도체 산업의 ‘양대산맥’인 삼성과 SK를 비롯해 카카오·크래프톤처럼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을 만나 우군 형성에 힘쓰는 모습이다.


올트먼 CEO는 앞서 서울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카카오와의 공동 기자 간담회에서 “스타게이트는 공급망에 많은 기업이 참여해야 가능한 프로젝트”라며 “스타게이트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는 한국 기업이 많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방한 시에도 짧은 시간 여러 관계자들을 만났는데 그 때보다 올해 주요 기업 총수들과 더 많은 CEO들을 만나 교감을 나누는 모습”이라며 “특히 AI 반도체와 디바이스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한 기업들과 협력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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