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아닙니다”…독도 모형 철거 논란에 교통공사, 새 조형물 교체설치

서울 종로구 안국역에 설치돼 있던 독도 모형 [사진 = 연합뉴스]
광복절을 앞두고 철거돼 논란이 일었던 독도 모형이 오는 10월 돌아온다.


17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역 6곳(잠실역·안국역·광화문역·시청역·김포공항역·이태원역)에 설치된 독도 조형물은 승객들의 발과 물건에 치이고, 탈색되는 등 노후화와 관리상의 어려움이 있었다.


공사는 잠실역·안국역·광화문역에는 전문 업체에 의뢰해 입체감을 살린 1.5m×1.1m 크기의 독도 조형물을 제작해 독도의 날(10월 25일)에 맞춰 벽면에 새롭게 설치할 계획이다.


앞서 독도 조형물은 2009년 이상용 서울시 의원 등이 발의한 ‘독도 수호를 위한 서울특별시 대책 마련 촉구 건의안’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당시 일본 정부는 고등학교 교과서 학습 지도 요령 해설서에 사실상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담는 등 역사 왜곡을 시도했다.


이에 독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영토 주권을 알리기 위해 서울 곳곳에 독도 모형을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안이 통과됐다.

건의안에는 지하철 역사와 함께 서울광장, 어린이대공원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독도 모형을 설치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2010년 5곳의 서울역사에 독도 조형물이 설치됐다.


15년째 독도를 홍보해 온 모형이 갑자기 철거된 이유에 대해 공사는 안전을 위한 선제적 대책이라고 설명했지만, 이 같은 설명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가로 1.8m, 세로 1.1m 높이 0.9m 크기 테이블 안에 설치된 독도 조형물이 시민들의 동선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당초 독도 홍보를 위해 유동인구가 많은 역사를 선택했던 점을 고려하면, 유동인구가 늘어나 철거한다는 설명이 모순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철거된 독도 모형은 폐기돼 철거 후 재설치가 어렵다.

철거가 아닌 이설을 했다면 승객 안전도 확보하고 독도 모형 전시 또한 이어갈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시민들은 하필 광복절을 앞두고 철거한 것에 대해 항의했고, 서울교통공사는 “인구 밀집으로 인한 안전 사고를 막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백호 교통공사 사장은 “공사는 혼잡 상황에 대비해 시민 안전 확보 차원에서 독도 조형물 철거를 결정했지만, 시민들의 높아진 역사 의식에 부응하지 못해 혼란을 초래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낡고 노후화된 기존 독도 조형물은 새롭게 리모델링하고 이동 동선 확보를 위해 철거된 역사에는 입체감을 살린 독도 조형물을 제작해 벽면에 설치하는 등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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