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지지율 상승이 비트코인 하락으로 이어지자
암호화폐 우호적인 후원자를 재집권시 정책 수립 책임자로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부동층 향한 표심 구애
11월 미국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나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정권 인수팀 수장에 암호화폐에 친화적인 인사를 임명했다.
가상자산 정책이 주요한 선거전략의 하나로 떠오른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보다 더 적극적으로 비트코인 투자자의 표심 구애에 나서는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통신 등 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는 정권 인수팀 위원장으로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공동 설립자인 린다 맥마흔과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 최고경영자(CEO)인 하워드 러트닉을 이날 임명했다.
미국은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 정권인수팀 지도부 인선을 미리 하는 것이 관행이다.
맥마흔은 트럼프 집권 1기때 중소기업청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또 러트닉은 암호화폐에 친화적인 금융 자산가다.
두 사람 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액 선거자금 후원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백악관 집무실에 힘과 유능함, 상식을 회복시킬 것”이라며 “나는 트럼프-밴스 행정부가 취임 당일부터 효과적으로 통치할 준비가 돼 있을 것임을 전적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맥마흔과 러트닉은 집권시 기용할 인사들에 대한 사전 검증과 집권시 추진할 정책 수립 등을 총괄 감독할 전망이다.
이때문에 암호화폐에 관심이 많은 러트릭이 향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상대적으로 신중한 민주당에 비해 더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에선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과 비트코인이 반대로 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쟁글 리서치팀은 이날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를 하회하자 0.5%포인트(빅컷)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되며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6만10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상승폭을 반납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일대비(24시간 기준) 0.06% 가량 떨어진 5만835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새벽 6만 달러 회복을 목전에 뒀던 비트코인은 곧바로 5만6600달러선까지 무너졌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를 모았던 ‘크립토 포 해리스(Crypto for Harris)’ 화상 컨퍼런스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진행됐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참석하지 않으면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보다 디지털자산산업에 더 우호적일 것이라는 기대도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때문에 최근 지지율 역전을 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상자산 투자에 적극적인 부동층을 공략하기 위해 러트릭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미국 NBC 등에 따르면 연방선거관리위원회는 250여쪽 분량의 트럼프 개인 금융 정보를 공개했는데, 100만~500만 달러(약 13억6000만원~68억원)에 달하는 암호화폐 지갑과 가상 이더리움 키 보유 관련 세부 정보가 담겼다고 한다.
트럼프는 지난 5월 샌프란시스코 한 유세장에선 재선에 성공하면 암호화폐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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