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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이틀째인 16일(현지시간)에도 위스콘신주 밀워키 행사장에 등장해 짐 조던 하원의원(오하이오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총상을 입은 오른쪽 귀에 거즈를 착용하고 참석했다. 2024.07.17 [사진 = 로이터 연합뉴스] |
“관세는 경제적으로도 훌륭하고, 협상에도 좋다.
바이든의 전기자동차 육성 정책은 실현 불가능한데다, 보조금으로 인플레이션만 가중시켰다.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집권 시 경제·산업 정책 전반에 격변이 일어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인터뷰는 피격사건 전인 지난 6월말 그가 거주하고 있는 플로리다주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진행됐지만, 그는 이미 당선된 듯 거침없이 의견을 피력했다.
16일(현지시간) 공개된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금리는 현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면서 “지금은 금리 수준이 높아 (바이든 정부가) 금리 인하를 원할 수 있지만, 선거 전에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028년까지 임기를 채우도록 할 것”이라며 “파월 의장과 논쟁을 벌인 적이 있지만, 지금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경제수장 인선까지 고려중인 듯 후보군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입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나는 다이먼 회장을 존경한다.
당선되면 재무장관 후보로 고려해볼 만한 사람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피격 사건 이후 지지층이 결집하고 사법리스크 일부도 부담을 덜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가도가 한층 탄력을 받은 가운데 ‘트럼프노믹스’의 밑그림을 공개한 것이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대만 기업의 반도체 생산지원금 수령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트럼프 2기’ 시대가 현실화하면 중국에 대한 통상 압박은 물론 첨단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는 대만과 한국에도 먹구름이 예고된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가져갔다며 이를 방위비로 돌려받아야 한다고 공격했다.
그는 중국에 맞서 대만을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만은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가져갔기 때문에 우리에게 방위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은 우리에게 아무 것도 주지 않는다.
그런데 미국은 그들이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도록 하기 위해 그들에게 수십억달러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한국에 대한 공세가 가능한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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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정·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J.D.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이 악수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상을 입은 오른쪽 귀에 붕대를 착용한 채 등장했다. 2024.07.16 [사진 = 연합뉴스] |
특히 트럼프 2기에서도 ‘고관세 카드’를 협상용으로 쓸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와 관련된 규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제25대 미국 대통령인 윌리엄 매킨리를 ‘과소평가된 인물’이라고 칭했다.
그는 “관세를 부과하면 기업들은 관세를 내고 싶지 않아 미국에 공장을 짓게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미국에 판매할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멕시코에 공장을 짓고 있었다.
이것으로 미국이 도움받을 일이 무엇이 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내가 모든 것을 막았던 이유는 산업이 모두 멕시코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내가 막지 않았다면 미국의 자동차 산업은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 등 무역협정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제학자들이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를 부과하면 교역관계가 사실상 끝날 것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 이번 인터뷰에서 “나는 (첫 임기에) 50%를 했고, 60%는 듣지 못했다”고 한 발 물러섰다.
전기차 산업 등 한국 경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주제에 대해서도 발언했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새로운 녹색 사기(New Green Scam)’라고 표현하는 등 강도 높게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IRA 폐기하겠다고 시사했던 과거 발언을 재확인하는 것이어서 주목을 끄는 대목이다.
그는 “바이든의 전기자동차 육성 정책은 실현 불가능한 정책이다.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보조금만 퍼주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을 축소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가시켰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들이 IRA 보조금을 바탕으로 북미지역에 공장 건설에 나선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터뷰 첫 마디부터 환율을 거론하면서 ‘환율전쟁’도 예고했다.
중국과 일본 등의 국가가 자국의 통화가치를 의도적으로 낮게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는 “미국 달러화 가치가 너무 강하다.
중국·일본이 자국의 통화가치를 낮게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탓”이라며 “(달러화 가치가 강한 탓에) 미국이 제품을 수출하는 데 있어 나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법인세율과 관련해 그는 “현행 21%에서 15%까지 낮추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며 “20%로 1%포인트만 낮추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직 금리를 낮출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에너지 비용을 낮추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는 어쩔 수 없더라도 에너지 가격은 낮출 수 있다”며 “기본으로 돌아가 저렴한 가격의 에너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는 누구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수십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더 이상 비밀이 아니라고 이번 인터뷰에서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년 반동안 중국이 러시아, 이란, 북한과 손을 잡았고, 지금 북한은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지금은 3년 반 전과는 다른 세상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악의 상황을 허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틱톡과 관련해서는 “과거 미국에서 틱톡을 금지해야 한다고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경쟁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며 “틱톡에 찬성한다”고 했다.
가상화폐에 대해서는 “우리가 하지 않으면 중국이 가져갈 것”이라며 “다른 국가가 이 영역을 장악하도록 방치하고 싶지 않다.
다이먼도 가상화폐에 부정적이었지만 최근 태도를 약간 바꿨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 전문은 모두 1만4840개 단어가 담긴 방대한 분량으로 구성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현실화될 ‘트럼프노믹스’의 ‘예고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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