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연금 핵심 상품 중 하나인 연금보험이 외면받고 있다.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경기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목돈이 묶이는 연금보험을 깨는 추세가 심해지고 있다.

노후 준비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연금보험에 대한 사업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


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보사 빅3의 올 1분기 연금보험 초회보험료는 2조4416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4130억원)보다 28.5% 줄었다.

같은 기간 종신보험 등 사망담보와 건강보험과 같은 사망담보 외 보장성보험의 초회보험료가 각각 100%, 131.1% 폭증한 것과 대비된다.


초회보험료는 고객이 보험 가입 이후 처음 납입하는 보험료로 성장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연금보험은 만기까지 보험료를 내면 피보험자가 살아있는 동안(종신) 또는 일정 기간 보험사로부터 연금을 받는 상품이다.

종신보험과 함께 생보사의 성장을 견인한 양대 상품으로 꼽혔다.


생보사들이 연금보험에서 힘을 빼게 된 배경엔 회계제도의 변화가 크다.

작년에 도입된 회계제도(IFRS17)에서 연금보험과 같은 저축성 보험은 보험사의 미래 부채로 인식돼 실적 상승에 불리해졌기 때문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연금보험은 목돈을 10년 이상 묶어 둬야 해서 가입 유인이 크지 않아 보험사의 상품 출시가 줄고 설계사도 적극적으로 팔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불황으로 지갑이 얇아져도 건강에 대한 관심 때문에 건강보험은 악착같이 유지하지만, 연금보험은 해약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22개 생보사의 일반계정 기준 저축성보험 해지환급금은 22조552억원으로 보장성보험(10조8309억원)보다 두 배 많았다.


교보생명 등 일부 생보사는 최근 당국에 연금보험의 세제 혜택을 늘리는 등 제도 개선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보험협회도 연금보험 개발·판매 활성화 관련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연금보험은 생보사만 다루는 상품인 만큼, 연금시장에서 생보사의 역할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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