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이 언급한 기준금리 인하 기준치까지 도달하자 금리 인하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수출 회복에도 내수가 극심한 부진으로 경기 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하를 통해 내수와 투자를 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한은은 소비자물가 둔화 추세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주재한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근원물가 상승률이 2%대 초반에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진 점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김 부총재보는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근원물가 등 기조적 물가의 하향 안정세, 작년 8월 유가·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등을 고려할 때 전반적으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한은이 생각한 수준으로 수렴하며 금리 인하를 위한 조건이 갖춰졌다는 분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2.4%로 내려가는 추세가 잘 이어지면 그다음에는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도 물가 상승률이 하반기 이후 하향 안정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물가 상승률을 2.6~2.7%로 전망했는데 예상보다 낮게 나왔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물가 안정 목표인 2%로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며 기저효과 등을 고려하면 물가 상승률이 떨어지는 게 확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
KDI) 경제전망실장은 "고금리를 통해 내수를 둔화시키고 물가를 잡는 게 한은이 추구해왔던 방향인데 물가가 많이 떨어진 상태로 더 이상 고금리 기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미국 상황과는 무관하게 한국의 통화 정책은 국내 경기와 한국의 물가를 고려해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 연구원은 "오는 11일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 의견이 1명 정도 나올 수 있으며 향후 10월에 한은이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한상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