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바이오는 자사 신약물질 '제프티'(CP-COV03)가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코로나19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보임에 따라 한 가지 약물로 여러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을 치료할 방법을 제시했다고 오늘(18일) 밝혔습니다.

한림대 의대 우흥정 교수는 전날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린 2023 미생물 연차 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으로 제프티의 임상시험 결과의 의미와 효과를 발표했다고 현대바이오가 전했습니다.

임상 결과 제프티의 혈중농도에 따라 바이러스 수치가 비례해 줄었으며, 복용 후 16시간 만에 위약군은 바이러스 수치가 4.1% 감소했지만, 투약군은 56.65%나 감소했습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제시한 임상 1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발열·기침 등 12가지 코로나19 증상 개선에 드는 시간은 위약군 대비 나흘 단축됐습니다.

또 고지혈증·고혈압·당뇨약 등 평소에 복용하던 약과 함께 제프티를 투약한 고위험군에서 이상 반응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현대바이오는 밝혔습니다.

제프티의 주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는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사스·메르스·인플루엔자·RSV 등 주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체내에 잘 흡수되지 않는 문제로 여러 임상 시험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이에 현대바이오는 무기물과 고분자를 이용한 약물 전달 기술을 기반으로 니클로사마이드의 항바이러스 유효 농도가 5일 동안 유지되면서 혈액을 통해 감염된 세포에 전달되도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현대바이오에 따르면 특히 제프티는 유효 농도를 유지하면서 혈액을 통해 니클로사마이드를 폐에 전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동물 실험 결과, 제프티를 투여한 후 폐에 전달된 약물농도가 혈중 약물농도보다 2배에서 10배 높았다고 합니다.

우 교수는 "현재까지 팬데믹을 초래한 바이러스는 호흡기 바이러스이면서 끝없는 변이를 일으키는 RNA 바이러스"라며 "RNA 바이러스의 속성상 개별 바이러스마다 해당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한데, 제프티는 하나의 약물로 여러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을 치료할 수 있는 혁신적 방법을 제시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에서 35년 동안 치료제 임상 연구에 종사했던 감염병 전문가 조 화이트 박사도 "'바이러스의 페니실린' 제프티의 탄생은 미래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 해결의 해법을 제시한 획기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고 현대바이오는 전했습니다.

[ 길금희 기자 / golde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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