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과 분쟁을 겪고 있는 영풍의 주가가 최근 10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영풍은 지난해 연간 영업 적자를 기록했지만, 기존 경영진에 대한 '책임경영'의 자세를 기대하기 어려워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그동안 사업 경쟁력 악화 등으로 주가가 반등하지 못한데다 최근 들어 눈에 띄는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영풍 주가는 지난 17일 종가 기준으로 39만 1500원을 기록하며 40만 원대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100만 원을 뛰어넘었던 영풍 주가는 기존 제련 사업은 물론, 전자부품과 반도체 사업 등에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한 데다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도 소홀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영풍의 연결 기준 매출은 3조 761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4조 4천295억 원)보다 크게 줄었고, 영업이익도 전년 689억 원에서 지난해 1천698억 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습니다.

당기순이익도 834억 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영풍과의 갈등이 본격화하고, 고려아연이 공동 구매 등 협업 중단 의사를 나타내면서 주가가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고려아연은 영풍과 진행해 온 원료 공동구매 및 공동영업을 종료하겠다고 밝혔고, 영풍과의 황산 취급 대행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하는 등 협력 관계를 정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올해 3월 주총에서는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석포제련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영풍 측은 전문경영인 체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적 악화 속 기존 경영진을 유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현금 여력이 충분한 만큼 영풍이 경영권 분쟁보다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확대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풍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영풍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79억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비롯해 기타유동 금융자산 및 매출채권 등을 포함한 총금융자산은 5천522억 원에 달했습니다.

기업의 투자 활동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 7천54억 원에 달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영풍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활동에는 보수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별도 기준으로 영풍이 종속과 관계기업에 투자한 내역을 보면 고려아연 주식 취득 외에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영풍은 4조 원 가량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적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 이나연 기자 / nayeo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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