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내려다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사진 = 한주형 기자]
외국인 부동산 거래에 대한 문제점은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지난해 중국인이 한국에서 사들인 아파트 등 건축물이 7000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법조사처의 '외국인 부동산 매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중국인이 주택 등 건축물을 매입한 횟수는 총 6640건이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경기도가 265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지난해 외국인이 경기도에서 건축물을 산 건수(3404건) 중 78.1%에 달하는 수치다.

미국인이 매입한 사례는 408건, 기타는 337건이었다.


경기도에서 중국인이 주택 등 건축물을 매입한 흐름을 보면 2018년 2570건에서 2019년 2776건, 2020년 3518건 등으로 증가했다.

작년에는 2659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올해에는 1월 114건, 2월 137건, 3월 198건 사들이는 등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경기에 이어 중국인이 사들인 건축물(1220건)이 위치한 지역은 인천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충남도 각각 736건, 693건을 기록했다.


문제는 외국인의 국매 부동산 매입이 늘면서 불법적 외환거래와 탈세 등도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이다.

앞서 관세청은 지난해 4월 외국인 아파트 매매자금을 분석하여 840억원 상당의 서울 아파트 55채를 불법 취득한 부정거래 관련 외국인 사례를 대거 적발하기도 했다.


이에 새 정부는 연내 외국인들의 국내 주택 투기를 막기 위한 입법 절차에 착수한다.

서울을 비롯한 규제지역에서 '거래허가제'를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외교 상호주의에 따라 자국 내 토지 구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중국인 등을 대상으로 관련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 매입 규제 허술…역차별 논란까지

중국인들 중심의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매입건수가 줄지 않는 이유는 내국인에 비해 각종 규제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가장 논란이 되는 점은 취득세 중과세 문제다.


현행법상 1세대가 2주택 이상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중과세율을 더해 8.0~12.0%의 취득세율을 적용한다.

여기엔 내·외국인 구별이 없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사실상 다르게 적용되는 실정이다.

외국인 세대 파악은 등록외국인기록표 또는 외국인등록표로 이뤄지는데 가족의 외국 체류 등으로 인해 기입 누락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등록표의 경우 기록자 본인과 세대주만 기입하도록 하는 등 세대원에 대한 파악 자체가 어려워 주택수 합산에서 누락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이 자기 나라 은행에서 거액을 대출받아 한국에서 투기과열지역의 아파트나 상가 건물을 구입해도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부동산 투기,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한 국내 금융정책, 부동산 규제가 한국인을 역차별하고, 외국인에게 불로소득을 안겨 주는 셈이다.


새 정부는 외국인의 국내 주택 투기와 세금 탈루를 막기 위해 관련 통계를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 따르면 관계 부처는 내년 상반기부터 외국인 주택보유 통계를 생산할 예정이다.


국세청은 외국인 가구당 실제로 보유한 주택은 몇 채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통계 정비를 지원한다.

외국인이 주택을 양도할 때 세대별 주택 보유 현황 자료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상 거래가 포착되면 각 부처가 정보를 공유하고 자금 출처를 검증한다.

관세청은 가상자산 등 외국인 부동산 투기자금 반입 예상경로에 대한 불법 외환거래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매달 발표하는 외국인 건축물 매매 통계도 보다 세분화하는 등 개편한다.

상업용부동산과 주택이 혼재돼 시장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고,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외국인을 구분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외국인이 국내 건축물을 매매하면 주거용, 상업용, 공업용 등으로 용도를 구분하고 주택의 경우 단독주택·다가구·다세대·연립·아파트 등 세부 유형까지 분류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이 특정 시기에 아파트 등 주택을 집중 매입한 지역을 파악할 수 있다.


제도 개편에 따른 규제는 최근 국내 아파트를 가장 많이 사들인 중국인에 집중될 전망이다.

국토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중국 국적자의 국내 아파트 매수 건수는 외국인 전체 거래량의 60.3%인 3419건으로 집계됐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1739건)과 비교해 약 2배 늘어난 수준이다.

전체 매입량의 54.9%(1879건)가 수도권 소재 아파트였다.


또 외교 분쟁 우려 등을 고려하면 상호주의 원칙이 포함된 입법안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은 우리 국민이 부동산 매매에 나서기 가장 어려운 나라 중 하나다.

내·외국인의 자유로운 부동산 거래를 허용하는 미국, 일본 등과 달리 중국은 토지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현지 아파트 거래는 장기 거주자를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허용되며 강화된 대출 규제가 적용된다.


올 하반기 중 외국인 투기방지 법안 입법 추진

새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 외국인 투기방지 법안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 거래법)을 개정해 외국인이 국내에서 주택을 구입할 때 별도 검증 절차를 마친하는 것이 골자다.

국토교통부 장관이나 지자체장이 거래허가제 적용 대상과 구역을 지정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앞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월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 허가 대상에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을 새로 포함하는 내용의 부동산 거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군사시설보호구역, 문화재보호구역 외에도 외국인들의 거래 허가제 지역을 확대한다는 취지다.

같은당 태영호 의원이 작년 7월 대표 발의한 부동산 거래법 개정안은 외국인 부동산 거래허가제를 규제 지역으로 확대하되, 주택 등 주거용 부동산은 상호주의에 기반해 해당 국가에서 허용하는 범위와 동일하게 적용토록 규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우리 국민의 부동산 취득이 어려운 국가는 해당 국적 외국인이 국내 주택을 구입할 때 검증을 강화하고, 자유롭게 부동산 매매가 가능한 나라는 무리한 규제를 추가하지 않도록 상호주의에 입각한 제도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개정안 병합 심사 과정에서 정리된 입장을 제시하겠다" 밝혔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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