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소아환자 부모, 하루 14.4시간 돌봄 매달려…개인 시간 2.4시간

[사진=연합뉴스]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를 돌보는 부모가 하루 14시간 이상을 돌봄에 쏟으면서 심각한 수면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 부모가 개인적으로 쓸 수 있는 시간은 2시간 반이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유현·김민선 교수팀은 가정용 인공호흡기, 기관 절개관, 산소 치료, 흡인 기구 등 의료기기를 유지하면서 가정 내 돌봄을 받아야 하는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 74명의 보호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오늘(13일) 발표했습니다.

연구 결과 주된 돌봄 제공자의 91.9%는 부모였으며 보호자의 하루 평균 돌봄 시간은 14.4시간, 수면 시간은 5.6시간으로 수면 부족을 경험했습니다.

돌봄 제공자들이 개인적인 생활에 사용하는 시간은 평균 2.4시간에 불과했습니다.

연구팀은 주된 돌봄을 제공하는 부모에게 병간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휴식은 물론 개인, 가정의 용무를 볼 수 있게끔 해주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의료진의 주기적인 가정 방문은 간병 부담을 줄일 수 있으나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서울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등 단 2개 기관에서만 중증 소아·청소년 재택 의료 시범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최 교수는 "중증 소아 환자의 가정 돌봄은 더는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문제"라며 "의료계와 국가가 머리를 맞대고 우리 의료 현실에 맞는 서비스 개발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 권영하 인턴기자 / youngha@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