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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규제 3법` 黨·재계 반발에도 김종인 위원장이 고집하는 까닭은
기사입력 2020-09-20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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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규제 3법 논란 ◆
공정거래법, 상법 등 이른바 기업규제 3법과 관련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이끌고 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다시 한번 '원칙 찬성'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20일 "정부가 낸 법안이라고 무조건 반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다만 "법안 심의는 국회의원의 고유 권한"이라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것은 시정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재계의 반대 요청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이 이 같은 소신을 굽히지 않음에 따라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

상법 개정안을 발의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경영권 간섭과 위협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기업규제 3법에 대해 소신을 굽히지 않는 것은 그를 대표하는 국가 운영 철학인 경제민주화와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그의 최근 저서 '영원한 권력은 없다'에는 경제민주화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연달아 도왔지만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한 아쉬움이 강하게 담겨 있다.

이번에는 관련 3법을 직접 관철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 위원장이 이른바 경제민주화의 아버지로 불리게 된 배경은 1987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헌법개정특위'에서 경제 분야 조항을 작성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게 헌법 제119조 2항이다.

해당 조항에는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 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저서에 "이 조항을 경제민주화 조항이라 부르고 과분하게 김종인 조항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며 "내가 직접 작성했고 여러 사람과 이익집단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의견을 굽히지 않았던 조항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본격적으로 '경제민주화'란 구호를 내건 것은 2011년부터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후 표류하던 한나라당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고 김 위원장을 정책분과위원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그에게 2012년 총선 공약과 새로운 정강정책을 맡기기 위해서였다.

당시 그는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이 바뀐 만큼 정강정책에 '경제민주화'를 집어넣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보수 정당이 '경제민주화'를 내걸고 진보의 어젠다를 선점하자 새누리당은 19대 총선에서 과반 의석수 확보라는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러자 당시 후보 신분이었던 박 전 대통령은 그에게 아예 대선 출마 선언문을 맡겼다.


경제민주화 화두는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다시 떠올랐다.

김 위원장은 2016년 1월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문 대통령이 "자신은 박 전 대통령과 달리 경제민주화를 꼭 이룰 테니 도와달라"고 해 민주당에 합류했다.

민주당은 당시 총선에서 123석을 얻어 제1당으로 도약했다.

김 위원장 역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그는 국회 입성 직후 모회사가 자회사의 위법 행위로 손해를 볼 경우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다중대표소송제도' 도입 등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하지만 해당 법안은 끝내 20대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정치권에서 이번이 그가 경제민주화에 도전하는 마지막 기회일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 이유다.

실제 김 위원장은 최근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기업규제 3법에 대해 연일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20일 한 언론을 통해 "정부가 낸 법안이라고 무조건 반대할 수는 없다.

우리도 과거에 하려고 했던 것이니까 일단 수용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서도 "상법과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이 사실 우리 당도 이번에 정강정책을 개정하면서 경제민주화를 하는 것으로 했기 때문에 그 일환에서 보면 모순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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