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입찰'의혹 우경건설, 공사대금 미지급에 하청업체 187곳 줄도산 위기

우경건설 간판. (사진 = 최연훈 기자)


【 앵커멘트 】
LH에서 관급공사를 발주받은 중견건설이 원청업체의 공사대금을 수개월째 지급하지 않아 수십 개의 하청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빠졌습니다.
코로나19로 물량이 줄어 힘든 상황에서 건설업계 고질병인 하도급사 공사대금 미지급 문제가 또 다시 발생해 영세업체들의 한숨이 더욱 커지는 모습입니다.
보도에 경인총국 손세준 기자 입니다.


【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화성봉담2공공주택지구 공사현장에서, 원도급사인 에이치에스공영이 180여 곳에 달하는 하도급사에 수개월이 넘게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H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해당 사업장이 준공을 완료해 이미 공사대금 전액을 지급 완료했지만 기성금 전액을 지급받은 에이치에스공영은 하도급사에 지급해야 할 수십 억원을 여태까지 지급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에이치에스공영은 올해 5월 법원에 화의신청까지 냈습니다.

매일경제TV가 공사대금 미지급 내역을 확인한 결과, 피해업체는 무려 187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피해 공사 현장만 5곳 이상인데, 이들업체들은 공사에 들어간 원금조차 건지기 어려운 실정으로 피해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태는 최저가 낙찰과 연관돼 있습니다.

시공능력순위 200위권의 중견업체인 화산건설(우경건설로 사명 변경)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하도급법 위반으로 관급공사에 참여할 수 없게 되자,

에이치에스공영을 내세워 입찰에 참여한 후 LH화성봉담2지구 조경공사를 55.994%에 수주 받았습니다.

이 화산건설은 지난해 7월 에이치에스공영을 인수했고, 현재 우경건설로 사명을 바꾼 상태입니다.

결국 우경건설이 공정위의 제재조치를 피해 입찰하기 위한 꼼수로 에이치에스공영을 인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드는 대목입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우경건설은 에이치에스공영과는 전혀 무관한 업체라고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우경건설 / 관계자
- "같은 회사는 아닙니다. 같은 회사일 수가 있나요. 우리 회사에 관련된 분이 거기 인수를 했어요. 여러가지 요구를 해서 도움을 주려고 했는데 지원을 해드리려고 봤더니 너무 회사가 재무상태가 안좋아서 저희들은 어떻게 도와드릴 입장이 못되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석연치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우경건설 본사가 위치한 경기 군포시 사무실의 경우 에이치에스공영이 같은 사무실을 쓰는데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

또 조직표에도 에이치에스공영 전 대표이사인 조 모씨가 부사장으로 등재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결국 우경건설 측의 주장은 거짓말로 들통난 셈입니다.

피해업체 관계자는 "에이치에스공영을 앞세워 공사를 수주한 후 대금지급을 미루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고 악질적인 행위"라며 "공사대금 전액을 수령하고도 하도급사에 돈 줄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을 보면 처음부터 치밀한 계획 하에 이뤄졌던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우경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은 1261억원, 당기순이익은 48억원입니다.

눈에 띄는 대목은 현금자산인 이익잉여금이 334억원에 이릅니다.

이처럼 재무상태가 양호함에도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부도덕한 업체로 인해 수많은 영세 하도급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관리감독 기관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매일경제TV 손세준 입니다.

[손세준 기자 / mkssejun@mk.co.kr]


[알려왔습니다]

본 방송은 지난 8월7일자에 <'꼼수입찰'의혹 우경건설, 공사대금 미지급에 하청업체 187곳 줄도산 위기>라는 제목으로 우경건설(주)가 (주)에이치에스공영을 인수하여 관급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을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우경건설(주)는 (주)에이치에스공영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지 않으며, 인수계약을 체결한 바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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