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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도 소주의 믿을 수 없는 부드러움과 향…박재서 `명인 안동소주`
기사입력 2019-10-1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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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도자기 병 안에 들어 있는 박재서 선생의 `명인 안동소주`. 예스러운 디자인이 술맛을 더한다.

/사진=홈페이지 캡처

[술이 술술 인생이 술술-132] 알코올 도수 45도짜리 소주가 이렇게 부드러울 수 있는가. 이렇게 향기로울 수 있는가. 오늘의 술은 박재서 선생이 빚은 증류식 소주 '명인 안동소주'다.


학의 목처럼 뻗은 하얀 도자기 병의 뚜껑을 열어 술을 잔에 따른다.

불 냄새와 누룩 냄새가 섞인 증류식 소주향이 진하게 풍긴다.

쿰쿰한데 구수한 구석이 있다.

입을 벌려 잔을 기울인다.

진득한 술이 혀에 닿는다.

입으로 숨을 쉬어 술과 공기를 섞는다.

예의 그 쿰쿰하고도 구수한 냄새가 삽시간에 입과 코를 채운다.

풍만하고 향긋하다.

좋다.


술은 부드럽게 목구멍을 타고 위장으로 흘러내린다.

앞서 말했듯, 이 술은 45도다.

그런데도 이렇게 부드럽다니. 문득 얼마 전에 마신 유명 국산 증류식 소주가 생각났다.

그것은 알코올 도수 41도짜리 소주였다.

독하고 사나웠다.

자꾸 목에 걸려서 넘기기 버거웠다.

도무지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맛이었다.


반면, 박재서 선생의 것은 과연 그 이름값을 했다.

대신 이 술을 마실 때는 조심 또 조심해야만 한다.

20도 언저리의 소주처럼 넘어가기 때문이다.

술술 마시다가는 대취하기 십상이다.

부드럽게 넘어간 술의 풍미는 한바탕 피어나고는 사라진다.

잔향이 오래가지는 않는다.


맛있게 홀짝이다가, 작은 사기 소주잔에 따라 단숨에 들이켜본다.

홀짝일 때 은은하게 휘감던 누룩향이 폭풍처럼 몰아친다.

콧구멍으로 냄새가 새어 나올 지경이다.

속이 뜨뜻해진다.

이 술이 45도라는 사실을 실감한다.

어떻게 먹어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소량씩 음미하는 편이 더 좋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명인 안동소주는 쌀을 증류해 100일 이상 숙성하는 과정을 거친다.

또한 막걸리 상태에서 증류하는 2단 방식이 아니라 청주를 한 번 더 발효해 증류하는 3단 방식을 따른다.

이 술이 이렇게 부드럽고 향긋한 이유가 아마 여기에 있는 것 같다.


고도주임에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술이다.

그럼에도 45도라는 사실이 정 걸린다면 온더록스로 즐기는 방법이 있다.

그럴 사람은 없겠지만, 소맥을 만들어서 드시지는 말기를 바란다.

술이 아까울뿐더러, 특유의 풍미 때문인지 아주 맛있지도 않다.

소맥은 정석대로 희석식 소주에 국산 맥주를 탄 것이 제일 낫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지금까지 마셔본 술 중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훌륭하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꿀리지 않을 술이다.

조옥화 안동소주를 제외하면 시중의 증류식 소주 가운데 감히 겨룰 자가 없다고 본다.

재구매 의사 있다.

400㎖ 한 병에 2만5000원 선. 600㎖, 800㎖ 대용량도 있다.


[술 칼럼니스트 취화선/drunkenhwa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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