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이 한 때 백기사 역할을 했던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중재 신청이라는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신창재 회장이 코너로 몰리고 있는걸까요?
김용갑 기자입니다.


【 기자 】
신창재 회장은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교보생명 지분 24%를 매각하자 경영권 보호를 위해 재무적투자자(FI)들을 백기사로 끌어들였습니다.

재무적투자자들이 1조2천억 원으로 해당 지분을 매입한 덕에 경영권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재무적투자자들에게 당근으로 제시했던 상장에 실패하면서 위기가 시작됐습니다.

재무적투자자들은 상장 실패로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자 자신들의 지분을 2조 원에 매입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신 회장은 "협상을 간곡히 당부한다"며 다른 방법을 찾자는 입장.

교보생명의 오너가 이같이 저자세로 협상에 임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과거 상장이라는 당근에 신뢰를 주기 위해 주식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교보생명이 아닌 신 회장 개인에게 행사하도록 배수진을 쳤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재무적투자자들이 꺼낸 중재카드도 부담입니다.

중재란, 분쟁을 법원의 재판이 아닌 중재인의 판정에 따라 최종 해결하는 제도입니다.

▶ 인터뷰(☎) : 대한상사중재원 관계자
- "법원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습니다. 단심제입니다."

중재는 단심제이기 때문에 판정에 불만이 있어도 재판처럼 2심이나 3심 등 결과에 불복해 항소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분쟁 당사자 모두가 중재에 맡기자는 합의가 필요한데, 교보생명의 경우 당초 주주간 계약서에 이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어 거부할 수도 없는 코너에 몰린 겁니다.

경영권을 보호하기 위해 백기사를 끌어들이려 걸었던 무리한 조건들이 이제는 경영권을 위협하는 독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김용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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