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한화그룹이 최근 대규모 투자·채용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신규 물량 수주에 어려움을 겪던 한화건설이 눈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박상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화그룹은 지난 12일 향후 5년간 주력 산업에 22조 원을 투자하고, 3만5천 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분야별로 보면 태양광에 9조 원, 리조트·쇼핑몰 개발에 4조 원을 투자하는 것을 비롯해 석유화학과 항공기부품·방위산업에 각각 5조 원과 4조 원을 투입합니다.

이같은 한화의 '통 큰' 계획에 계열사인 한화건설의 이름은 직접적으로 거론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신규 물량 수주가 부진하던 한화건설은 이번 발표를 내심 반기는 눈치.

이 회사의 1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16조2천967억 원. 2016년 4분기에 19조1천622억 원을 기록한 뒤 꾸준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특히 태양광과 리조트·쇼핑몰 개발에 13조 원이 투입되는 것이 일감 확보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발표라 섣불리 계열사에 미치는 영향을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장기적으로 플러스 요인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한화건설의 내부거래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것.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5년 12.3%에서 2016년 15.1%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20.5%로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매출 3조1천991억 원 가운데 6천561억 원을 계열사에서 올렸는데, 이 중 이번 투자계획의 중심에 있는 한화큐셀의 물량이 1천526억 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 인터뷰(☎) : 오동윤 /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
- "(외부 기업과의 거래보다) 훨씬 더 비용이 싸고 자기들이 편한 대로 할 수 있기 때문에 내부거래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죠. 사익편취로 이어진다면 그때는 정말 무거운 벌이 가해져야죠."

한편 공정위 등 사정당국은 한화그룹의 부당 내부거래와 관련한 일부 정황을 파악하고, 이르면 다음 달 초순부터 총수 일가를 중심으로 조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매일경제TV 박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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