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한진그룹이 곤란한 상황에 빠졌습니다.
보유하고 있는 S-oil의 지분을 팔아 경영난에 빠진 계열사를 지원해야 하는데, 주가가 너무 떨어져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김유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기자 】
한진그룹이 S-oil 지분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한진그룹은 유동성 위기에 빠진
한진해운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말 S-oil 지분 매각 계획을 밝혔습니다.
지분을 매입하기로 한 곳은 한진그룹과 우호적 관계이자, S-oil의 최대 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그런데 매각 가격을 두고 양측의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습니다.
매각 발표 당시 7만3000원대였던 S-oil 주가가 5만원대 중반으로 30% 가까이 떨어진 것.
주가하락으로 예상 매각 대금은 2조2000억원에서 1조원대 후반으로 떨어졌습니다.
아람코는 주가 하락을 감안해 현재 주가에서 약간의 웃돈을 얹어 매입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한진해운은 최초 주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주가가 오르기 어려운 상황이라 6개월 동안 이어진 양측의 줄다리기는 장기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직접 칼리드 알 팔리 아람코 총재를 만나 담판을 짓겠다고 밝혔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아람코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협상을 이끌 것이라며 결과를 낙관하는 분위기입니다.
한진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아람코의 최대 고객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번 매각이 늦춰진 것이 한진그룹이 아람코에 프리미엄을 요구하다 늦어진만큼 쉽게 마무리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S-oil 지분 35%를 보유 중인 아람코 입장에서는 굳이 주가보다 비싼 돈을 주고 S-oil 지분을 늘릴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 업계 4위에 그치고 있는 S-oil이 최근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
에쓰오일은 앞으로 4년 동안 8조 원의 설비 투자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또, 마곡산업단지에 세계 최고 수준의 석유화학기술센터를 건립도 추진 중이며, 호주 석유유통업체 지분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한편 조 회장은 이달 초 국제민간항공운송협회 참석을 위해 카타르 도하 등 중동지역을 방문했습니다.
매일경제TV M머니 김유경입니다. [김유경 기자 / neo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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