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M] KT 자회사 불법대출 파문에 실적악화까지 '첩첩산중'

【 앵커멘트 】
오늘(10일) '취재파일M'시간에는 최은진 기자와 함께 KT를 둘러싼 이슈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KT 자회사의 대출 사기 사건, 자세히 좀 짚어주시죠.


【 기자 】
KT를 둘러싼 악재,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번엔 KT 자회사 KT ENS가 사상 최대의 대출 사기 사건에 연루됐습니다.

KT ENS의 협력업체 6곳은 6년간 금융권으로부터 수천억 원을 대출을 받았는데요,

KT ENS의 시스템 영업담당자 김모 부장이 이들과 짜고 휴대폰 등 제품을 납품했다는 허위 매출채권을 제공해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김 씨는 이를 도운 대가로 협력업체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수천만 원의 금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의 수법을 좀 살펴보면요,

김 부장은 협력업체들과 휴대폰을 구입, KT ENS에 납품한 것처럼 매출채권을 위조해 자신들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에 양도했습니다.

특수목적법인은 매출채권을 이용해 하나·농협·국민은행에서 2,000억 원, 10개 저축은행에서 800억 원 등 모두 2,800억 원의 대출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언론에 보도가 될 때까지 KT ENS와 은행 측은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이들 금융사들은 KT ENS가 KT의 자회사라는 점만 보고 대출을 해준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출 사기는 지난달까지 모두 100번이 넘게 이뤄졌지만, 은행들은 가짜 서류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김 부장은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다 구속됐고, 경찰은 협력사 대표들도 불러 조사할 방침입니다.


【 앵커멘트 】
100번이 넘게 이뤄진 대출, 그런데도 몰랐다는 은행,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 은행과 KT 모두 서로에게 책임을 물으며 소송 전까지 예고하고 있죠.
은행들 입장과 앞으로의 전개, 어떨까요?


【 기자 】
이들 은행들은 KT ENS가 어떤 기업이고, 주된 사업은 무엇인지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대출을 해줬던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금융업계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돈 줄을 쥐고 있는 은행들은 보통 중소기업들에 '갑'으로 통하곤 하는데요,

KT ENS가 대기업인 KT 자회사이기 때문에 보다 손 쉽게 대출이 이뤄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KT는 자회사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KT와는 연관이 없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은행들은 KT자회사에 피해액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때문에 금융회사들은 KT 및 KT ENS의 책임론과 또 지급증기관에 대해 대규모 소송전 준비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이번 사건으로 발생한 대출 손실은 하나은행 1,624억 원, 농협은행 189억 원, 국민은행 188억 원 등 시중은행이 2,001억 원입니다.

은행들은 현재 지급보증기관에 대해서도 책임 추궁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하나은행의 지급보증 기관인 신한금융투자 등 일부 금융사는 대형 로펌을 통해 법률의견도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농협은행과 국민은행 역시 매출채권이 위탁된 자산담보부대출 책임비율을 놓고 소송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번 사기 대출에 일부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직원까지 공모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관련해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 앵커멘트 】
KT는 이번 대출사기 사건으로 대규모 소송전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밖에 KT를 둘러싼 악재 또 있죠.
실적과 신용등급에도 비상등이 켜졌는데요,
정리해 주시죠.


【 기자 】
KT가 민영화 된 지난 2002년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KT.

황창규 신임 회장의 고민도 깊을 것 같습니다.

우선 실적 악화입니다.

지난해 KT는 연결기준 매출액 23조 8,106억 원, 영업이익 8,740억 원, 순이익 1,816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액은 전년도와 비교해 0.2%, 영업이익은 27.7%, 순이익은 무려 83.6%나 떨어졌습니다.

4분기만 놓고 봤을 때는 3,000억 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계절적 요인에서 비롯된 감가상각분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증권사들은 앞으로의 전망도 그리 좋지 않게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따라 투자의견이 하향조정되는 수난을 겪기도 했습니다.

더구나 황창규 신임 회장의 구조조정 돌입에 따라 실적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용평가기관에서도 KT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KT의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Baa1'로 한 단계 낮췄는데요,

무선통신시장의 경쟁 과열, 유선분야 매출 감소, 그리고 고비용 구조 등으로 수익성 부분이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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