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연중 최저치를 넘어 작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미끄러졌다. 7개월 만에 1900선도 내줬다. 신
흥국금융시장을 중심으로 자금 이탈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여기에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하락했고,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인 네 마녀의 날 영향까지 겹쳐지며 낙폭을 키웠다.
1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42%(27.18포인트) 내린 1882.73에 마감했다. 작년 11월19일 1878.1을 기록한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장 초반부터 하락은 예고돼 있었다. 미국 양적 완화 축소에 유럽중앙은행(ECB) 부양 기조 약화 우려가 커진 탓이다. 미국과 유럽 증시가 약세로 마감했고, 이날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 증시가 모조리 파란불을 켰다. 일본 엔화 가치 상승에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6% 이상 급락했고, 단오절 연휴로 오랜만에 문을 연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3% 가까이 내리고 있다.
이날 오전 한국은행의 금리동결이 발표됐지만, 예상했던 재료라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코스피 체력이 약해진 틈을 타 네 마녀가
기승을 부리며 장 막판 낙폭은 10포인트 가량 확대됐다.
외국인은 9523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 8월10일 1조2759억원 팔자우위를 기록한 이후, 1년10개월만에 최대 규모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4456억원과 4863억원 매수우위를 보였지만, 시장 분위기를 바꾸지는 못했다. 만기 영향권에 들면서 프로그램 매물도 장 막판 쏟아졌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 순매도 244억4000만원, 비차익 순매도 4907억2000만원 등 총 5151억6000만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대부분 업종이 부진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주가 하락에 증권업종이 낙폭이 가장 컸다. 현대증권(003450)
미래에셋증권(037620)
키움증권(039490) KTB투자증권(030210) 한양증권(001750) 등이 고꾸라지면서, 증권업종은 2.68% 하락했다. 은행 건설업종의 하락폭도 비교적 컸다. 반대로 통신업종은 소폭이나마 유일하게 오름세를 보였다.
삼성전자(005930)가 2.02%(2만8000원) 내린 135만7000원을 기록했고,
현대차(005380) 포스코(005490)
현대모비스(012330)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대부분 하락했다.
6개 상한가 포함 258개 종목이 올랐고, 6개 하한가 등 551개 종목이 내렸다. 77개 종목은 보합.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3억194만주와 4조9574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지수가 이틀째 하락하며 540선에 간신히 턱걸이 했다. 코스피는 물론 아시아 주요 증시가 동반 급락하자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13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5.38포인트(0.98%) 내린 540.82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0.18% 떨어진 545.20에 장을 출발한 뒤 오전 한때 상승 반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외국인이 매도 규모를 늘려가자 장중 2% 가까이 급락세를 보이는 등 변동성을 키웠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일 대량의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도 301억원 순매도하며 이틀째 팔자 우위를 이어갔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88억원, 87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지수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은 하락한 종목이 더 많았다.
셀트리온(068270)은 2% 가까이 내리며 사흘째 약세를 이어갔고, 전일 3% 넘게 올랐던 포스코ICT(022100)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 속에 전일 상승폭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동서,
서울반도체,
위메이드도 1~2%대 약세였다.
파트론(0
91700)은 4%나 밀렸다.
반면 외국인이 사자에 나선 파라다이스(034230)는 상승 마감했고
GS홈쇼핑(028150)은 사흘째 오르며 24만원대를 회복했다.
CJ오쇼핑(035760)도 강보합 마감했다.
테마주 가운데는 신공항 관련주들의 급등이 두드러졌다. 정부가 신공항 수요 및 입지타당성 조사에 속도를 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동방선기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유가증권시장 소속의
세우글로벌도 6%대 급등했다.
전일 동반 급락했던 남북경협주들은 이날 대체로 진정세를 보였지만 일부 종목들은 낙폭을 키웠다.
이화전기와
에머슨퍼시픽이 6~8%대 급락세를 연출했다.
개별주 중에서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게임빌(063080)이 12% 넘게 추락했다. 전일
게임빌은 일반공모 방식으로 928억원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제습기 업체
위닉스(044340)는 장마철을 앞두고 수혜 기대감이 커지며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이날 총 거래량은 5억 5221만주, 거래대금은 1조 6532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4개를 포함한 253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2개를 포함 664개 종목이 내렸다. 63개 종목은 보합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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