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대은행 잇단 신고가 경신
연준 자본건전성 평가 통과 후
배당 높이고 자사주 매입 앞장
국내 은행株 실적·주가 ‘훨훨’
대출 규제 등 정책 리스크에도
증시 호조·원화 강세에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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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사진 = 연합뉴스] |
주주환원 매력에 힘입은 한국과 미국의 은행주들이 최근 최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스트레스테스트(자본건전성 평가)’를 마친 미국 은행주들은 줄줄이 배당금 인상과 자사주 소각 정책을 내놓고 있고, 국내 은행주는 가계대출 규제 우려에도 호실적과 정부의 증시 부양책을 바탕으로 주가에 힘이 실렸다.
2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일(현지시간) 장중 48.42달러까지 주가가 상승하면서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4월 ‘트럼프발 관세 충격’으로 주가가 33달러 선까지 주저앉았으나 이후 주가를 빠르게 회복하면서 최고가 기록을 세우기에 이르렀다.
씨티그룹은 이날까지 9거래일을 연달아 상승하면서 86.47달러의 역사적 신고가 기록을 썼다.
최근 1개월 동안 주가가 13.81% 치솟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와 함께 미국의 4대 은행으로 꼽히는 웰스파고도 같은 날 주가가 81.5달러를 터치하면서 최고가를 경신했다.
JP모건체이스는 한 달간 10% 가까이 주가가 오르면서 전날 장중 역사적 신고가인 292.65달러에 닿았다.
은행들이 스트레스테스트 이후 하나둘씩 주주환원 확대 정책을 내놓으면서 신고가 기록이 속출하는 중이다.
스트레스테스트는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도입된 은행 자본 건전성 평가 제도다.
은행들은 금융위기를 가정한 재정 건전성 시험을 통과한 뒤 통상적으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결정해왔다.
이번 테스트에서 미국 은행들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 평균은 11.6%로 스트레스테스트의 최소 조건(4.5%)을 훌쩍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CET1 비율은 주주환원 여력의 잣대로도 여겨진다.
이날 JP모건체이스는 분기 배당금을 주당 1.4달러에서 1.5달러로 인상한다고 밝혔고, 5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정책도 공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배당금을 8% 인상하고, 웰스파고는 주당 40센트에서 45센트로 올린다고 공시했다.
또한 정부의 금융 규제 완화 방침도 주가를 견인했다.
박경민
DB증권 연구원은 “이번 테스트에서 미국 은행들의 자본 적정성이 제고된 만큼 하반기까지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증가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금융권 자본 규제 완화도 주주환원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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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
국내 은행주들도 근래 종전 최고가 기록을 돌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하나금융지주는 장중 9만700원까지 치솟으면서 역사적 신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같은 날
우리금융지주도 2만3000원의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KB금융은 지난달 달성한 11만4800원의 신고가 기록 인근에서 주가가 움직이고 있으며,
신한지주도 2일 장중 6만2900원까지 오르면서 최고가(6만4600원)에 근접하는 중이다.
4대 지주사 모두 최근 1개월간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KB금융의 총주주환원율(TSR)이 50%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는 등 은행주를 향한 시장의 주주환원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배드뱅크 설립 등 정책 리스크에도 정부의 주주환원 확대를 근간으로 하는 증시 부양책이 투자심리에 주효했다.
또한 자본시장의 호조세와 원화 강세로 올해 2분기 은행 업종의 실적이 추정치를 상회할 거라는 전망도 지배적인 상황이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
KB금융은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1조1000억원 등 발표한 주주환원 규모가 크다”며 “CET1 비율 13.5% 초과 자본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는 점까지 고려하면 총주주환원율 57.2%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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