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 때 나한테 불리한 방송했지?”…CBS에서 217억 받아낸 트럼프

합의금은 ‘트럼프 도서관’으로 전달 예정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CBS 방송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217억원 규모의 합의금을 받게 됐다.

CBS 방송 모회사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의 소송에서 1600만 달러(약 217억5000만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금은 향후 건립될 ‘트럼프 대통령 도서관’으로 전달되며, 트럼프 개인에게는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지급되지 않는다”고 파라마운트 측은 덧붙였다.

다만 CBS 측의 사과나 유감 표명은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소송전의 불씨는 지난해 10월 대선 직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CBS 간판 시사 프로그램 ‘60분’이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에게 유리하도록 편집된 인터뷰를 방송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며 100억 달러(약 13조6000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올해 2월에는 손해배상 요구액을 200억 달러(약 27조원)로 끌어올리며 CBS를 압박해왔다.


CBS는 수개월간 법정 공방을 이어갔지만 결국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하며 소송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CBS 뉴스 조직은 최고경영자(CEO)였던 웬디 맥마흔과 ‘60분’ 수석 프로듀서 빌 오언스가 사퇴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특히 파라마운트가 작년 해리스 인터뷰 논란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 사과하자는 제안을 내부에서 검토했지만, 맥마흔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는 파라마운트가 스카이댄스 미디어와의 84억 달러(약 11조4000억원) 규모 인수합병 승인을 추진하는 민감한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파라마운트가 정부 승인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소송 리스크 해소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승리 이후 자신과 관련된 주요 소송에서 연이어 합의금을 받으며 주목받고 있다.

올해 1월에는 페이스북(메타)을 상대로 계정 정지 조치에 대한 소송에서 2500만 달러(약 340억원)를, 2월에는 엑스(X·옛 트위터)를 상대로 한 유사 소송에서 1000만 달러(약 136억원)를 받기로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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